(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NYS:LLY)가 영국에서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의 공식 판매 가격을 170%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약값을 낮추는 대신 해외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올리라는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제약사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8일(미국 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지난주 영국 정부와 합의해 다음 달 1일부터 주 1회 주사제 마운자로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일라이 릴리는 다른 국가 정부와도 가격 조정 협의를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국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인상으로 마운자로의 월간 가격은 용량에 따라 기존 92~122파운드(약 12만 원~20만 원)에서 133~330파운드(약 23만원~57만 원)로 뛰게 된다.
이는 미국 내 가격 1천79.77달러(약 145만 원)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서한을 보내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다음달 29일까지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구한 점에 주목한다.
미국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의약품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이는 복잡한 보험 구조와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시행되는 국가 차원의 약가 통제 제도의 부재 때문이다.
한편, 릴리의 경쟁사 노보 노디스크(NYS:NVO)는 최근 미국 내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오젬픽의 가격을 인하하며 대응에 나섰다.
노보 노디스크는 현금 결제 환자 대상 오젬픽 가격을 월 499달러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미국 리스팅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 측은 "유럽은 공공재정 부담과 강력한 약가 규제 탓에 미국 수준만큼 가격을 크게 올리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jang73@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