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대한전선[001440]이 14년 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대규모 해저 케이블 투자를 앞두고 조달처 다변화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이날 800억원 규모의 공모 2·3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대한전선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약 14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사실상 초도 발행(최초 발행)이다. 지난 2011년 초 이후 한 번도 공모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까지 충남 당진에 위치한 해저케이블 1공장 준공을 2단계까지 완료했고, 2천억~3천억원 수준의 금액이 소요됐다. 2027년 준공 예정인 2공장에는 약 7천2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간 굵직한 자금 소요는 대부분 유상증자로 해결해 왔다. 2022년 약 4천900억원, 2024년 약 4천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대한전선의 재무 건전성은 높은 편이다. 단기성 차입금은 4천400억원, 장기성 차입금은 1천700억원 정도인데, 현금성 자산은 약 6천억원으로 넉넉하다. 이 중 단기성 차입금은 대부분 은행 대출로 구성돼 있다.
이번 발행 자체가 투자자금 조달 목적은 아니지만, 그간 유상증자, 은행 차입금, 사모 전환사채(CB)로 구성됐던 조달처에 다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초도 발행은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사의 위치를 확인하고 투자자와의 접점을 늘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주요 3개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0(안정적)'를 받았다. 시장에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 심리 우려가 있지만, 일단 최근 진행된 'BBB'에서 'A+' 부근의 회사채 수요예측은 대체로 목표액 이상의 주문을 확보했다.
이번 발행의 경우 초도 발행이라 등급 민평 금리를 기준으로 희망 금리 밴드가 제시된 점에서 금리 메리트가 있다. 2년물과 3년물 발행 금리가 각각 3.3%, 3.6% 부근을 기준으로 책정돼, 'A0'급의 개별 민평 금리 동향이나 대한전선의 안정적인 실적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은 지난해 유상증자로 이미 설비 투자금을 조달하는 등 앞으로 대규모 차입과 같은 추가 조달 위험은 없는 상황이라 매우 안정적인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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