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중장기 중심으로 채권 현물과 선물을 대거 매수해 눈길을 끈다.

중장기물은 채권시장에서 주인 없는 구간으로 여겨진다.

증권사와 보험사가 대거 사들이는 중단기와 보험사 수요가 몰리는 초장기와 달리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어서다.

글로벌 채권시장이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최근 외국인의 중장기 수요가 살아나면서 시장에 완만한 강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10년 국채선물을 약 3만9천계약 순매수했다.

국고채 현물에서도 외국인의 중장기 구간 선호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외국인은 국고채를 이달 4조7천500억원가량 사들였는데, 이중 잔존만기가 5~10년인 물량은 1조원 수준이다.

지난달 이 구간 국고채 매수 규모가 4천여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규모가 확대됐다.

내년 예산안 관련 공급 우려가 해소된 점도 외국인의 매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SBC는 한국 금리 관련 종전 제시했던 10년 금리스와프(IRS) 페이(매도) 전략을 지난 5일부로 닫았다.

내년 예산안 이벤트가 종료됐고 내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둔 데다 초장기 구간에서 보험사들의 수요도 유지되고 있다고 논거를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들도 최근 외국인의 중장기 매수를 매도로 치우쳤던 포지션을 중립화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반적으로 숏(매도) 포지션을 손절하는 움직임이라 판단한다"며 "글로벌 금리가 오르는 중에도 국내 장기 금리는 별로 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종전 보유했던 국고채의 만기가 지난 10일 도래한 점도 외국인의 현물 채권 매수 배경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지난 10일 만기 도래한 국고채 20-6호를 3조3천억원가량 보유하고 있었다.

WGBI 리뷰 결과가 공개된 이후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점차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된다.

FTSE러셀은 반기 리뷰 보고서를 현지 시각으로 내달 7일 발표할 계획이다.

10년 국채선물 가격(우)과 외국인 이달 누적순매수(좌)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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