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가상자산사업자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났다. 이 원장은 단기실적에 몰두한 왜곡된 경쟁을 피하고, 이용자 보호에 힘써달라 당부했다.

이 원장은 10개 주요 가상자산사업자 CEO와 간담회를 30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두나무, 코빗, 코인원, 스트리미 등 원화거래소 4곳, 코인거래소와 보관업자 각 3곳이 참여했다. 업계 2위 거래소인 빗썸은 참여 명단에서 빠졌다.

이번 간담회에서 금감원과 업계는 가상자산 규율 방향,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금감원은 이용자 보호, IT 안정성, 금융 연계 리스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국내 가상자산시장은 이용자가 1천만명을 상회할 정도로 크게 성장해 왔다"며 "새 정부의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 정책과 맞물려 앞으로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성장과 발전은 이용자를 단순한 이익 창출의 대상이 아닌 상생과 성장을 위한 파트너로 존중할 때만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이 가장 먼저 강조한 건 이용자 보호다. 앞서 당국은 '코인 대여'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등 이용자 피해 위험이 큰 사업에 대해 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 원장은 "과도한 이벤트, 고위험 상품 출시 등 단기 실적에만 몰두한 왜곡된 경쟁으로 이용자의 신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이용자의 시각에서,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길임을 명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IT 안정성 확보도 강조했다. 금감원과 업계는 가상자산거래소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 피해에 보상하도록 모범 규준을 지난 7월 마련했다.

이 원장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적 오류나 관리 소홀 등에 따른 '먹통 사태'가 지속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가상자산사업자의 경쟁력은 IT 안정성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가상자산거래소에는 시장감시 기능의 고도화를 당부했다.

그는 "정부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가상자산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며 "금감원도 불공정거래 이익을 철저히 환수하고 AI·온체인 분석 등 감시 체계를 고도화하는 등 이용자 보호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실물 경제와의 연계에 가상자산 시장의 충격이 경제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달라고 했다.

이 원장은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파급효과를 사전에 면밀히 분석하고, 시장 급변 등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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