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영구채·CP로 주로 조달…공모 부담 '여전'
계열사 부진 등에 "자본 확충 필요성 여전" 의견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롯데지주[004990]가 1년 만에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1년 전에는 추가 자본 확충의 성격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1년 6개월 전 발행된 사모 영구채를 갚고자 차환에 나섰다.
업황 악화를 겪는 계열사가 있는 데다, 부채비율도 점증하고 있어 사모 영구채란 선택지를 다시 택한 것으로 풀이됐다.
2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90)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 29일 500억 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4.723%로, 2년 뒤 콜옵션(중도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사모 영구채는 차환 목적으로 발행됐다. 지난해 3월에 발행한 500억 원가량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 시기가 지난 29일이었다.
이번 차환 발행으로 이자 부담은 줄어든다. 지난해 3월 발행한 사모 영구채 표면금리는 5.598%였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차환 목적으로 이번 영구채가 발행됐다"며 "이자율이 낮아지기도 해 다시 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지주가 사모 영구채를 찾은 건 1년 만이다.
지난해 3월 총 2천억 원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6개월 뒤 1천500억 원어치를 다시 찍었다. 지난해 11월에는 7년물 사모 회사채로 500억 원을 조달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월 총 3천억 원의 공모채를 발행한 뒤로는 공모채 시장을 찾진 않았다.
대신 CP 등을 통한 조달은 부쩍 늘었다.
올해 롯데지주가 발행한 CP 총규모는 3조3천650억 원으로, 작년에 발행한 규모(2조5천700억 원)를 넘어섰다.
지난 30일에도 2천500억 원의 CP 만기가 도래했는데 그만큼 차환 발행했다. 이달에도 총 2천300억 원의 CP 만기가 온다.
롯데지주 입장에서는 여전히 공모채에 나서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올 상반기 롯데케미칼 실적 악화 등으로 신용등급이 기존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된 데다, 부채비율도 이전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반기 기준 롯데지주의 부채비율은 149.4%로 지난해 말은 146.3%, 직전 해는 139.4%로 집계됐다.
기존 신종자본증권 규모를 두고 신용평가사 역시 부채성 성격이 있다며 이를 지적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4년 중 발행한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의 부채적 성격을 감안하면 실제 재무안정성 지표는 표면적인 수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 확충의 필요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도 전망됐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에 발행한 걸 차환하고자 영구채를 찍었기에 조달 목적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롯데케미칼도 현재 좋지 않은 상황이니 자본 확충의 니즈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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