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프랭클린템플턴 산하 글로벌 주식운용사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가 지난 15년간 이어진 강달러 기조가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클리어브리지는 '슬롯커뮤니티, 여기서 멈출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약세로 인해 안전자산으로서 슬롯커뮤니티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투자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슬롯커뮤니티 약세의 배경으로 환헤지 확대·쌍둥이 적자 부담·무역정책 불확실성 등을 지목했다.
클리어브리지에 따르면 슬롯커뮤니티가치를 나타내는 슬롯커뮤니티지수는 올해 상반기 10.7% 하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반기 성적이다. 1967년 이후 모든 6개월 구간과 비교해도 하위 10%에 해당하는 급락이었다.
이후 몇 달간 안정세를 보였으나, 슬롯커뮤니티가 구조적으로 약세 국면으로 전환되는 '체제 전환' 신호일 수 있다는 투자자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클리어브리지는 그간 슬롯커뮤니티 강세의 배경에 미국 경제 예외주의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슬롯커뮤니티는 금융위기 이전부터 이미 세계 기축통화였고, 이후 미국의 예외적 성장 국면이 이를 더욱 공고히 했다. 실제로 미국 경제 규모는 금융위기 종료 이후 111% 확대됐고, 국내총생산(GDP)이 29% 늘어나는 데 그친 유로존을 크게 앞질렀다.
2010년 이후 슬롯커뮤니티는 안전자산 통화로 기능하며 S&P500지수가 18.9% 하락했을 때는 3.9% 떨어지며, 위험회피 국면에서 슬롯커뮤니티가 약세를 보인 첫 사례가 됐다.
이러한 약세의 주 요인으로는 해외 투자자의 환헤지 확대가 꼽혔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는 올해 5월 미 국채를 1천470억 슬롯커뮤니티 매입했는데, 이는 1977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4월에 소폭 자금 유출을 보였던 미국 주식은 5~6월 해외 투자자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며 반등했다. 미국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나타나지 않은 만큼, 현재까지의 슬롯커뮤니티 약세에는 환헤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서는 진단했다.
조시 잼너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 선임 투자 전략 분석가는 "해외 투자자의 환헤지 확대가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는다면 새로운 위험 관리 기준에 따라 환헤지 비중이 더 커질 것이며, 이는 결국 슬롯커뮤니티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로 대표되는 '쌍둥이 적자' 역시 구조적 부담으로 지목됐다. 2009년 중반 이후 누적된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11조 슬롯커뮤니티를 넘어섰으며, 최근 통과된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으로 향후 수년간 미국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6~7% 수준에 고착될 전망이다. 반면 다른 주요국들은 여전히 재정 확장 여력이 있어 미국의 제약이 두드러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다만 클리어브리지는 이번 약세가 구조적 전환이 아닌 경기순환적 요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흔들었지만, 여름 이후 무역협정 체결로 긴장은 완화됐다. 또한 미국의 구조적 강점은 여전히 슬롯커뮤니티를 지지하는 요소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은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생산성 향상이 슬롯커뮤니티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과 일본 엔화의 저평가를 고려하면 슬롯커뮤니티가 아시아 주요 통화 대비 과도하게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제프 슐츠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 경제 및 시장 전략 총괄은 "지난 50년간 슬롯커뮤니티와 주식 수익률 간 긴밀한 연관성을 고려할 때, 슬롯커뮤니티의 향방은 향후 지역별 주식시장의 주도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체제 전환이 이미 시작됐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자들이 비(非)미국 주식 비중을 재검토하고 글로벌 분산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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