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장 열흘의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2일. 개장 직후부터 빠르게 치솟던 코스피가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3천500선을 넘겼다. 한국 증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K증시의 전례 없는 고공 질주를 이끈 건 반도체 대장주이자 시가총액 1·2위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9만전자', SK하이닉스는 '40만닉스'를 터치하는 등 합심해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도체주에 대한 투심을 강하게 자극한 건 전날(1일) 있었던 '빅 이벤트'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SK하이닉스가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Open)AI의 '700조원 규모' 초거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핵심 파트너사'로 참여한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오픈AI가 전 세계에 구축하려는 AI 데이터센터에는 AI 가속기가 들어간다. 핵심 부품인 최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한국으로 날아온 이유다. 올트먼 CEO는 이재용 카지노 게임 사이트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따로 또 같이'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두 사람과 각각 밥(최 회장과 오찬, 이 회장과 만찬)을 먹었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및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과 둘러앉아 한국의 'AI 3대 강국' 도약 관련 의견도 나눴다.
단순 논의를 넘어 협력의향서(LOI)에 서명도 했다. 올트먼 CEO는 두 회장에게 차질 없는 반도체 공급을 요청했고, 적시 납품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선 HBM 등 최첨단 반도체를 대규모로 공급할 고객사를 찾았다. 올트먼 CEO는 삼성과 SK에 "스타게이트엔 월 90만장(웨이퍼 투입량 기준) 이상의 HBM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세계 HBM 생산량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손을 맞잡은 채 활짝 웃고 있는 이재용 회장과 올트먼 CEO,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최태원 회장과 올트먼 CEO의 모습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BUY'를 누르게 만들기 충분했다.
양사 모두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호재'였다. 이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같은 방향으로, 비슷한 궤도를 그리며 움직였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작년 7월4일에도 크게 출렁였었다. 하루 종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지만 이번과는 아예 양상이 달랐다. 삼성전자는 급등했고, SK하이닉스는 급락했다. 완벽한 '데칼코마니'였다. (연합인포맥스가 2024년 7월5일 송고한 '[기업 이모저모] 삼성전자의 퀄 테스트 통과, SK하이닉스엔 악재?' 기사 참조)
양사 주가의 희비를 가른 건 삼성전자의 HBM3E가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통과했다는 언론 보도였다. 결과적으로 오보였지만, 수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사안인 만큼, 주가가 빠르게 움직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퀄 테스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삼성의 부인에 주가가 또 한 번 강하게 움직였다. 이번엔 아까와 반대 방향이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빠르게 전일 수준을 회복했고, 삼성전자는 순식간에 시가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삼성전자의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송재혁 사장이 전날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와 관련,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전해지며 또 한 번 반전이 시작됐다. 머잖아 공급이 시작될 거란 기대감이 재료가 됐다.
이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주주는 물론, SK하이닉스 주주도 하루 종일 마음을 졸이며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양사 주가가 상반된 흐름을 보인 탓이다.
이는 HBM 시장에서 경쟁 중인 두 회사가 '제로섬' 관계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기 시작하는 '호재'가 SK하이닉스엔 독점 체제가 깨져 지금보다 경쟁력을 잃는 '악재'가 된다는 의미다.
그동안 메모리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들어가는 게 지상과제였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을 사실상 전부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SK하이닉스 간 경쟁 구도가 심화했고, 주가에도 반영됐다.
이번 카지노 게임 사이트, SK와 오픈AI와의 스타게이트 협력은 주야장천 엔비디아만 쳐다보던 두 회사가 새로운 길을 찾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AI 가속기 시장 자체의 파이가 커지고 이들의 HBM을 찾는 고객사가 점점 늘어나면 굳이 서로 아웅다웅하지 않아도 된다. 이들이 '제로섬' 아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침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함께 오르기 시작했다. (산업부 유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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