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전자 직원들이 '주가 끌어올리기' 대장정에 나선다. 기간은 3년.

회사가 토토커뮤니티 상승률에 따라 최대 600주의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을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보상안을 새로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최선(最善)의 경우, 3년 뒤 최대 1억원이 넘는 회사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2조원대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005930]는 14일 사내 공지를 통해 '성과연동 주식 보상(PSU·Performance Stock Units)'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3년간 토토커뮤니티가 오르는 정도에 따라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게 골자다. 직원들이 회사 토토커뮤니티 상승을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성취'로 여기도록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여기엔 임직원이 주인 의식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국내 본사 직원으로, 약 13만명이다.

직원들 입장에선 기존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외에 추가적인 성과 보상이 생긴 셈이다. 자연히 의욕이 생길 수밖에 없다. OPI가 과거 1년간의 단기성과를 보상한다면, 이번에 도입한 PSU는 미래 중장기 성과 창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개념이다.

이로써 삼성전자 직원 13만명은 500만명이 넘는 주주들과 같은 배에 올라탔다. 이들은 '토토커뮤니티 상승'이란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영차영차' 노를 저어갈 예정이다. 기존에 주주였던 직원들은 성과 창출 및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가 더욱 불타오를 계기가 생겼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달 중 직원들에게 직급에 따라 200주(CL1·CL2)나 300주(CL3·CL4)를 주기로 약정한다. 사업부별 차이 없이 동일하다.

발언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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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짜 줄지는 아직 모른다. 실제 지급 여부 및 수량은 3년 뒤 확정된다.

보상 기준은 간단하다. 회사 토토커뮤니티가 오르면 오를수록 보상 규모가 커진다. 최소 0주에서 최대 400~600주다. 20% 구간별로 배수를 정해뒀다.

예컨대 3년간 토토커뮤니티 상승률이 20% 미만이면 0주다. 토토커뮤니티가 되레 하락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도 여기에 해당한다. 약정 주식을 그대로 받으려면 토토커뮤니티가 40~60% 올라야 한다. 60~80%는 1.3배, 80~100%는 1.7배다.

약정 값의 2배인 400~600주는 토토커뮤니티가 100% 이상 올랐을 때 지급된다.

토토커뮤니티 상승률은 15일 기준 토토커뮤니티와 2028년 10월 13일 기준 토토커뮤니티를 비교해 따진다. 기준 토토커뮤니티는 기준일 전일로부터 1주일, 1개월, 2개월 거래량 가중평균 토토커뮤니티의 산술평균이다. 14일 삼성전자 토토커뮤니티가 9만1천600원에 마감하며 시작점이 8만5천385원으로 정해졌다.

향후 3년간 토토커뮤니티가 100% 이상 오르려면 연평균 33.4% 이상 상승해야 한다. 언뜻 별거 아닌 듯 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은 숫자다.

지난해 연간 코스피 상승률은 -9.63%로 전년(2023년 말) 대비 뒷걸음질 쳤다. 삼성전자 토토커뮤니티는 말할 것도 없다. 연초에 7만9천600원에서 시작해 연말엔 5만3천200원에 끝났다. 1년 새 33.2%가 하락했다.

2020년 이후 추이를 살펴보면 오르거나 내릴 확률이 반반이다. 2020년과 2023년엔 각각 46.7%, 41.4% 올랐지만, 2021년과 2022년엔 5.7%, 29.6% 내렸다. 결과적으로 올해 첫날(1월2일) 삼성전자 토토커뮤니티는 5만3천400원으로, 2020년 첫날(5만5천200원)과 비슷했다.

삼성전자 토토커뮤니티 흐름(2020년 1월~2025년 10월)
[출처: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5000)]

그렇다고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

올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50.5%(10일 기준)다.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시대'를 외치며 힘껏 시장을 끌고 가고 있는 영향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토토커뮤니티도 76.8% 올랐다. 이를 두고 기나긴 '반도체의 겨울'이 끝나고 '메모리 슈퍼 사이클'이 도래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서버향 메모리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 등으로 3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인 84조 매출과 함께 12조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증권사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높이고 또 높인 전망치를 2조원 가까이 뛰어넘는 저력을 보여줬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지금의 주가 역시 이미 역대 최고와 맞먹는 수준이지만, 국내외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가를 올리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보단 기대와 설렘이 더 강하게 감지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향후 직원들의 퍼포먼스와 회사의 기업 가치, 주가 등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오늘부터 삼성전자 직원 13만명이 500만 주주의 손을 잡고 앞으로 뛰어나가기 시작한다. (산업부 유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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