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첫 GLP-1 신약 기대 고조

내년 MASH·근육 증강 치료제 등 임상 결과 발표 앞둬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한미약품이 비만치료제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자 주가가 하루 만에 26% 급등하는 등 시장은 연구개발(R&D) 기대에 들썩이고 있다.

다만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에 비해 체중감량 폭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으며,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시각도 공존했다.

올해 8월 이후 한미약품 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캡처]

2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한미약품[128940]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26.25% 오른 42만8천 원을 기록했다. 전날 누적 거래량은 89만4천689주를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1조1천억 원 불어났다.

연합인포맥스 업종/종목 등락률(화면번호 3211)에 따르면 전날 제약 업종은 코스피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그중 한미약품이 등락률 1위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이끌었다.

이는 한미약품이 전날 발표한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GLP-1)'의 3상 탑라인 결과가 긍정적이었던 영향으로 풀이됐다.

한미약품은 비당뇨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40주간 진행한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지난 27일 공시했다.

5% 이상 체중을 감량한 환자 비율은 79.42%로, 위약군(가짜 약 투약 환자군, 14.49%) 대비 64.93%포인트(p) 높았다. 10% 이상 몸무게가 빠진 대상자는 49.46%(위약 6.52%), 15% 이상은 19.86%(위약 2.90%)였다.

증권가는 40주까지의 임상 결과를 보면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유사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내약성(Tolerability)이 높게 나왔다고 분석됐다.

다만 일부에서는 위고비 비만 대상 허가 데이터와 비교 시 유사 시점 체중감소 대비 소폭 하회하는 체중감량값을 보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연내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한 뒤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이번 임상결과 탑라인 발표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핵심 임상시험 결과들이 발표될 전망이다.

미국 머크사(MSD)에 기술 이전한 MASH(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b상 시험이 다음 달 말 종료될 예정이며, 내년 초 정도에는 탑라인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외에도 근육 증가 비만 신약 HM17321의 미국 임상 1상 등 다수 대사질환 관련 파이프라인 결과 발표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주가 상승이 당사가 추정한 에페글레타이드 가치 대비 과도하다고도 분석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추가적인 가치 상승과 연초/연말 내로 머크가 발표할 에피노페그듀타이드 2b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37분 기준 한미약품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4.79% 내린 40만7천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년간 한미약품 목표주가(초록)/종가(빨강) 차트
[출처: 연합인포맥스 캡처]

R&D 성과 기대에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주가는 지난 9월 이후 처음 목표주가선을 뚫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032)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가 14곳 중 10곳은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40만 원에서 최대 52만 원까지 제시됐다.

다만 3분기까지의 실적은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수 있다고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가 28일 최근 1개월 내 컨센서스를 발표한 주요 국내 증권사 13곳은 이번 3분기 한미약품이 매출 3천704억 원, 영업이익 57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88% 줄어든 수치다.

IBK투자증권은 별도 기준 국내 전문의약품 매출은 증가하고 있으나 해외 API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점, R&D 비용 증가 등에서 실적이 기대치 대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증권가는 재고 이슈 해소로 마진율 높은 핵심 자회사 북경한미가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구 흡수 강화제 '엔서퀴다'의 길리어드향 기술 이전 계약금 250만 달러 수령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바라봤다. 기술 이전 계약금은 한미사이언스 인적분할 이전에 개발된 파이프라인으로 기술료가 양사에 배분된다.

si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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