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선진국 신용시장에 대한 관심과 경고음이 동시에 증가하는 가운데 운용사의 자기자본 참여가 아니라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CLO(대출담보부증권)와 PCF(사모신용펀드)에서 운용사 측의 자본 참여가 확대된다고 해서 그 자체로 시장 안정성이 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시장에서 실제 리스크를 좌우하는 핵심은 구조적 변화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CF는 기업에 대출해주는 자산운용사 펀드다. CLO는 대출채권을 골라서 묶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이다. 미국에선 운용사가 PCF와 CLO를 운용하고 발행할 때 자기자본도 넣는 게 관행이다. PCF의 경우 다른 출자자의 신뢰를 얻는 게 목적이며, CLO는 리스크보유규제(Risk Retention Rule)를 준수하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출자자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운용사의 자기자본 참여가 PCF와 CLO의 안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 연구원은 "CLO나 PCF 운용사가 일정 비율의 자본을 함께 부담하는 구조는 투자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지만 이를 안정성의 근거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CLO와 PCF에 투자할 때 구조를 뜯어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CLO 시장에서는 선순위담보대출만으로 부채 구조를 형성하는 관행이 퍼지고 있다. 손실이 발생했을 때 충격을 흡수해줄 중·후순위가 얇아지는 상황이다. CLO 시장에선 채무구조를 조정하면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우선순위를 몰아주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PCF시장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관찰된다. 운용사가 펀드 전체 자산가치(NAV)와 출자자 약정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펀드 포트폴리오가 대형 거래에 집중된다거나 일부 기초자산의 유동성이 약해지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연구원은 "결국 리스크의 본질은 운용사가 얼마나 자본을 넣었는가가 아니라, 그 자본이 어떤 구조 위에서 운용되고 있는가에 있다"며 "투자자는 표면적인 자기자본 참여 확대보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시장 전체의 위험성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ytseo@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0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