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환헤지 전략 대외비에도 패가 공개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피혜림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국민연금 환헤지 전략과 관련해 보상 체계를 손질하고, 전략적 모호성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헤지와 관련해 실무자가 헤지를 통해 이익을 보면 보상이 따로 없지만, 손해를 보게 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환헤지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연금에서 대외비로 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이미 전략을 다 알고 있고, 이에 따라 환율의 쏠림도 나오고 있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확대해 외환시장에 대한 영향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연금이 해외자산에 대해 헤지를 언제부터 할지 또 헤지를 언제 풀지 기금운용본부에서 정학 규칙이 있고 대외비지만 패가 다 까여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때문에 "(환율이) 어느 선까지 가면 헤지가 시작돼 조심해야겠다, 또 어느 선 밑으로 내려가면 헤지를 풀거다를 알고 있다"라며 "해외투자자들이 그 바운더리 안에서 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을 관리하는 당국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많은 자산운용회사에서 헤지를 변경시켰을 때 예측을 잘못해 손실이 생기면 책임을 묻고 결과가 잘되면 그에 대한 보상은 없는 구조"가 문제라는 점을 꼬집었다.

이 총재는 "환율 수준이 크게 변화하면 포뮬러도 적용하고 신축성도 있어야 하는데 누구도 책임지기 싫어하는 구조에서 실질적으로 변하지 않다 보니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고 말했다.

전략적 모호성을 늘려 신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민간에서 해외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우리나라 전체의 상황을 보고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고민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도 나가고 국민연금도 나가고 이로 인해 환율이 한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거시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얘기"라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