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통화 안정과 수도권 주택 가격 압박이 국내 수요 둔화보다 더 큰 정책 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벤 루크 스테이트스트리트 마켓 멀티에셋 전략 수석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추가 완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으나 통화 안정과 수도권 주택가격 모니터링 필요성이 국내 수요 둔화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원화는 아시아 통화 중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엔화의 추가 약세는 한은이 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위해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서울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거품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인플레이션 분석 지표인 한국 온라인 가격지수(PriceStats)에 따르면 한국의 소비 또한 둔화되고 있다.
지수는 현재 전월 대비 0.04% 상승에 그쳐 사실상 디플레이션 국면에 근접해 있다.
루크 수석은 "온라인 인플레이션 흐름은 금융 안정과 자본 유출입 흐름을 우선시하는 가운데서도 경기침체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를 정책 당국에 조기 신호로 전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에 따르면 온라인 가격지수는 전 세계 25개국의 온라인 소매업체에서 판매된 수백만 개의 실시간 제품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공식 인플레이션 발표에 앞서는 선행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루크 수석은 또한 기관투자자들의 익스포저 축소 흐름 속에 원화와 한국 주식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강한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가 모니터링한 바에 따르면 최근 20일 자금 흐름은 지난 5년 기준 하위 10%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루크 수석은 "이러한 자금 유출 규모는 주요 신흥국 외환 및 주식시장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라며 "또한 예상치 못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달러-원 환율은 다시 1,480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어 한은이 중기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