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에도 어김없이 '들러리 경계령'이 나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입을 통해서다. 지난 10월 말 '참호 구축' 문제를 지적했던 이찬진 원장은 전날엔 한발 더 나아가 '들러리 경계령'까지 메시지를 확대했다. 그러나 "약발이 먹히겠냐. 너무 늦었다"는 게 대체적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이미 1·2차 후보군 선정을 끝내고 조만간 최종후보를 확정한다. 들러리도 이미 다 정해져 바뀔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신한금융의 경우 오는 4일 차기 회장 후보를 낸다. 진옥동 현 회장이 연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진 회장과 함께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을 내부 후보로 확정했다. 여기에 익명의 외부 후보 1인을 포함했다. 외부 후보는 현직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라는 얘기가 돈다. 회추위는 외부 후보까지 포함했으니 어느 정도는 숏리스트의 면모를 갖췄다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하다. 금융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내부 후보 중에서 현 회장을 제외한 인사는 모두 '들러리'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내부 후보에는 보통 지주 임원이나 자회사 대표 정도가 포함되는데, 이들 가운데 인사권을 쥔 현 회장과 차기 CEO 자릴 놓고 경쟁하는 간 큰 인사는 거의 없다. 이렇다 보니 정상혁·이선훈 후보를 포함한 것도 요식행위라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정 행장은 핵심 계열사 수장이라 '상징성'을 갖췄고, 이 사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라 최근의 '생산적 금융' 트렌드와 잘 맞는다. 어필 차원에서 이 사장을 포함했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장은 증권업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다. 여전히 금융지주 내에선 은행업이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권 전문가가 회장을 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컨센서스다.
BNK금융 또한 금감원의 '들러리 경계령'을 피해긴 쉽지 않아 보인다. BNK금융은 외부 후보조차 두지 않은 채 숏리스트를 꾸렸다. 이렇다 보니 "이변이 생기긴 쉽지 않은 구조다"라는 게 내·외부 평가다. 숏리스트에는 총 4명의 인사가 이름을 올렸는데, 빈대인 현 회장과 방성빈 부산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이 포함됐다. 모두 내부 후보다.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올드보이(OB)들을 외부 후보로 따로 빼 관리하곤 있지만, 엄밀히 보면 이들 또한 BNK 출신이라는 점에서 내부 후보로 보는 게 타당하다. 3년 전 빈대인 회장이 지주 CEO로 선임됐을 당시엔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등 '깜짝 후보'들이 있었다. 특히, 김윤모 부회장은 숏리스트까지 올라 빈 회장과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이번엔 외부 후보들이 사라지면서 긴장감도 줄었다는 평가다. 비교적 최근 지주 CEO에 올랐던 황병우 iM금융 회장 또한 당시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과 경쟁했었다.
우리온라인카지노 유니벳 또한 이날 숏리스트를 공개했다. 이찬진 원장의 '들러리 경계령'이 전날 나오면서 면접을 진행 중이었던 우리온라인카지노 유니벳 회추위 내 긴장감은 특히 컸다고 한다. 내부 후보엔 예상대로 임종룡 회장과 현 행장인 정진완 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회추위는 여기에 외부 후보 2인을 추가해 균형을 맞췄다.
내·외부 '2대 2'의 기계적 균형은 이뤘지만, 우리온라인카지노 유니벳 내부에선 '들러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정 행장의 경우 '임종룡 체제'에서 발탁돼 임기를 수행한 지 이제 1년이 됐다. '경쟁이 쉽지 않은 구조'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이러한 구도가 반복되는 배경엔 상시 후보군 관리체계가 있다고 보는 평가도 많다. 우리온라인카지노 유니벳 내부 상시후보 풀(Pool)은 은행장과 카드·캐피탈 CEO 정도를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규모를 고려해 후보군을 짰던 셈이다.
이렇다 보니 소형 계열사 CEO로 발령 나면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 후보 자격을 잃게 된다고 본다. 특히 은행장을 못 달고 나왔다면 훗날 외부 후보 풀에 들어가는 것도 어렵다. 최근 잇단 인수·합병(M&A)으로 증권·보험 계열사의 규모가 급격히 커진 점도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권 전문가를 증권·보험·카드 CEO로 기용 중인데, 향후 이들도 계열사 규모에 따라 지주 회장 후보에 포함되는 것인 지도 불분명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다"고 했다.
온라인카지노 유니벳권에선 보다 정교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 회장의 지배력을 견제할 만 장치가 내부적으로 자생하긴 쉽지 않은 구조라는 점에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 원장이 예고한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현직 회장들은 사실 지난 정부가 지주회장들의 연임 행보에 제동을 걸면서 '반사이익'을 봤던 인사들"이라며 "그랬던 인사들이 3년이 지나 연임에 도전하는 시점에서 참호구축과 들러리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고 전했다. (금융부 정원 기자)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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