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의 통화&시장] 높은 변동성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2023-11-22이승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하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 우리는 혀를 내두르곤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변화와 충격에 둔감해졌는지 모른다. 잦은 변동성은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 순환적이면 견디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추세적이라면, 한 세대를 넘어가는 새로운 시대의 징조라면 눈을 크게 뜨고 긴장해야 한다. 얼마 전 '글로벌 마이너스카지노배팅법 채권 시대 종료 임박'이라는 제목의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한때 4천여개에 달했던 글로벌 마이너스카지노배팅법 채권이 지난 11월 8일 8개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불과 2~3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고카지노배팅법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시대 전환의 키워드는 아닐까. 장기화(Longer)가 두어 분기가 아닌 5~10년의 중장기 노멀(normal)의 변화의 징조는 아닐까. 우리는 지난 30년간 대략 세 개의 큰 시대적 변화를 목격하였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중국경제가 휘청하던 2018년 즈음을 다행히 잘 넘기나 했더니 코로나19의 충격파로 2020년 글로벌 경제는 엄청난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망령같이 다시 찾아온 인플레이션은 금년 들어 낮아지고는 있으나 예상을 넘어서는 지속성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매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뭔가 큰 것이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큰 변화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 시야가 불투명하다. 정책당국자들은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제시하기 주저한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긴 시계에서 큰 파장에 주파수를 맞추고 나무보다는 숲을 보려 노력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중립카지노배팅법 의 상승 가능성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상하방 물가 압력이 없고 경제가 균형 수준을 유지하게 하는 중립카지노배팅법 (neutral rate of interest)는 통화정책은 물론 금융시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만일 정책카지노배팅법 나 시장카지노배팅법 가 그보다 낮으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므로 중립카지노배팅법 는 중앙은행 카지노배팅법 운용의 기준이 된다. 잘 알려진 테일러 준칙(Taylor rule)에서는 중립카지노배팅법 에 GDP 갭과 인플레이션 갭을 반영하여 적정 정책카지노배팅법 를 추정한다.

2000년대 이후 중립카지노배팅법 가 하락 추세를 이어 왔고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립카지노배팅법 가 크게 하락한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견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향후 중립카지노배팅법 추이에 대해서는 학계와 주요 국제기구 등에서 서로 다른 견해가 제시되고 있어 아직 그 방향성에 대해 단언하기는 어렵다. 중립카지노배팅법 가 계속 하락할 것을 전망하는 측에서는 인구구조의 변화, 생산성 하락 등이 하방 요인으로 지속되고 있음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그러나 상승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팬데믹 대응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 친환경제로의 전환, 전후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에 따른 저축성향 감소 등으로 중립카지노배팅법 가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최근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서는 VAR 모델을 이용하여 실질 중립카지노배팅법 와 비슷한 개념인 자연 이자율을 추정하였는데 10년물 미 국채의 자연이자율이 1980년 5%에서 2010년대 1.7%까지 하락하였다가 2050년에는 2.7%로 100bp 정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명목 기준으로 보면 4.5~5.0% 수준이며 기후변화 대응 투자수요, 재정차입 증가, AI 등 IT 발전에 따른 생산성 증가가 가세하면 6%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중립카지노배팅법 의 상승 주장은 아직 하나의 가능성의 영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발발과 지속, 그리고 '고카지노배팅법 장기화'가 중립카지노배팅법 상승과 연관되어 있지는 않을까.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이후 공급충격과 과도한 수요확대 대응의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팬데믹으로 충격받은 고용, 서비스 부문에의 소득 및 유동성 지원은 경제 전체에 거대한 모멘텀을 만들었고 기술 부문의 투자 및 성장세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결국 에너지를 포함한 상품가격의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이후 서비스 등 여타 부문으로 확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지난 1~2년간의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큰 폭의 카지노배팅법 인상 대응으로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갈 것이다. 지난주 미국의 물가 지표들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듯이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단기 순환적 변동이 중립카지노배팅법 의 상승이라는 보다 긴 주기의 변동과 얽혀 있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먼저, 만일 시장카지노배팅법 가 높아진 중립카지노배팅법 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인플레이션은 목표수준으로 수렴하지 않거나 그 시기가 지연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다시 상승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중앙은행 정책카지노배팅법 가 긴축적인 수준에 있지만 피봇(pivot) 기대로 시장카지노배팅법 가 크게 낮아지는 최근의 상황은 이런 측면에서 우려를 갖게 한다.

두 번째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져 목표수준으로 수렴한다고 하더라도 중립카지노배팅법 가 높아진 만큼 정책카지노배팅법 는 종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점도표상 장기카지노배팅법 전망을 보면 중립카지노배팅법 의 중간값은 2.5%이나 그 이상으로 보는 위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22년 3월에 7명에서 금년 9월에는 15명이며 최고치인 3.75%도 2명이나 된다. FOMC의 카지노배팅법 결정 과정에도 중립카지노배팅법 상승 가능성은 일부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과거 10여년간의 제로카지노배팅법 에 가까운 낮은 카지노배팅법 에 대한 익숙함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 지난 저카지노배팅법 시기는 긴 시계에서 보면 오히려 이례적이며 부채 증가 등 거시경제에 큰 부작용을 초래하는 등 지속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그 비용일 것이다. 이제 '새로운 균형'을 찾을 때가 아닌가 싶다.

(이승헌 숭실대 교수/ 전 한국은행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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