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이모저모] 대선 '개점휴업' 없다…온라인카지노 아이디어 모으는 당국
(서울=연합인포맥스) ○…대선을 앞두고 각 부처가 최소한의 공식 일정만 유지한 채 '스텔스 모드'에 들어갔다. 큰 이벤트가 지나간 뒤, 새롭게 수장으로 임명될 후보들에 대한 하마평만 무성하다.
금융당국도 지난 7일 월례 간담회를 끝으로 통상 일정 외 특이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만 '개점 휴업'은 남의 얘기다. 내부에서는 여전히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금융위는 위원장 주재의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열었다. 주제는 온라인카지노이다.
이번 주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선거 이후, 당국은 새로운 정부가 내세운 현안에 더해 새로운 정책에 대응하는 데 바쁜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다. 특히 대선 후보들 모두 촘촘한 경제 공약을 내세운 상황이다.
대선 직전, 남들은 잠시 쉬어간다는 이 시기가 아이디어 논의를 위한 '골든타임'이다.
이번 회의는 구체적인 법안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에 앞서 아이디어를 모으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회의에는 소관 부서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국장이 참석했으며, 온라인카지노의 법제화 내용을 포함해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 마련에 앞서 생각을 나누며 당국 내의 톤을 맞추는 과정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는 2단계 입법(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하반기 내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알린 바 있다. 김소영 전 부위원장이 이끈 가상자산위원회는 올해 초 진행한 두 번째 회의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규율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온라인카지노 발행자의 준비자산에 대해 엄격한 관리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보고, 이용자의 상환 청구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글로벌 규제 흐름을 살피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도 온라인카지노이 금융시스템 안정 및 통화정책과 연계된 특성을 감안해 별도의 규율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금융위의 스테이블 코인 관련 입법에 불을 붙인 건 대선 정국이다. 투자심리가 '표심'으로 연결되는 만큼, 각 후보는 경쟁적으로 관련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양당 후보 모두 금융당국이 추진해 온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힘을 싣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원화 기반의 온라인카지노 발행·유통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민주당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의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이끄는 민병덕 의원은 스테이블 발행 인가제 등의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이 위원회에서는 온라인카지노을 주인공으로 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원화 기반 온라인카지노으로 환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시각을 내놨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온라인카지노의 발행자 요건, 준비자산 기준과 운용 조건, 투명한 회계와 공시 의무, 사용자 법적 권리 등 온라인카지노 규율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온라인카지노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대선 토론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18일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에서 각 후보는 온라인카지노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원화 기반 온라인카지노을 만든다는 것은 담보로 그 액수만큼 넣어 놓고 거기에 맞게 코인 발행을 허용한 것이어서 안정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준비금 보유가) 동작 가능한지 궁금하고, 자금의 불법적인 유통을 막기 위해 어떤 장치를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대표적인 달러 기반 온라인카지노인 테더(USDT)와 서클(USDC)에 대해 언급하며, "계좌 동결을 할 수 있어 관리가 엄격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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