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박스권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매매패턴에, 결국 큰 상승세를 만드는 건 외국인 투자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시장 전문가는 이달 외국인 투자자가 반도체를 집중 순매수한 흐름에 집중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리서치부장은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9거래일 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금액 중 83%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며 "외국인 수급이 시장을 샀다기보다는 반도체를 샀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박스권의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주 급등 장세를 보여줬다. 이 흐름은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과도 일부 유사하다.

이 연구원의 진단에 따르면, 코스피가 3,200선을 돌파한 후 외국인 투자자도 현물 매도가 우위였다. 지난달에도 4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지만, 이달 초부터는 현물을 집중 매수하기 시작했다. 이달에만 4조8천58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31.5%대에서 정체되었던 외국인 지분율 또한 32.44%로 상승했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반도체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지난 2일 이후 코스피에서 4조9천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 중 4조2천억원의 자금을 반도체 업종에 투입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지난주 급등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한 주간 8.49% 상승했으며, SK하이닉스는 20.11% 급등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를 제외하고 본다면 소외주에 더해, 기존에 좀 쉬어갔던 주도주를 일부 사고 있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적으로 꾸준히 사기보다는 사고팔기를 반복하며 매매패턴이 빠르게 바뀌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가격과 원화 약세 상황에 따른 부담은 남아있다. 달러 대비 원화 약세 강도가 119~120 수준에서 하락 반전할 경우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지속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어 "외국인 매수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환율 상황이나 가격에 따라 등락이 있어, 매매패턴이 엇갈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gepark@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5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