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오라클 가문이 세계 자본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아버지인 래리 엘리슨과 아들인 데이비드 엘리슨이 주인공이다.

아버지는 인공지능(AI)에, 아들은 엔터테인먼트에 '올인'하면서 자본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부자(父子)가 자기 돈이 아닌 외부 자금으로 자신들의 꿈에 베팅한다는 점도 유사하다.

◇ '이게 맞아?'…AI 투매 촉발한 아버지

우선 아버지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의 이사회 의장인 그는 한때 AI 붐에 힘입어 한때 세계 최고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주 실적발표 이후 오라클 주가가 11일(-10.83%), 12일(-4.47%) 연속으로 급락하면서 포브스 기준 3위로 내려왔다. 그래도 그의 자산은 2천400억달러(약 355조원)가 넘는다.

오라클의 주가 급락은 과잉 투자 우려 때문이다.

오라클은 인공지능(AI)에 쓰이는 데이터센터에 2026 회계연도에만 500억달러(약 74조원)를 쓴다고 했다. 기존에 제시한 350억달러(약 51조8천억원) 대비 더욱 늘었다.

2025 회계연도의 오라클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239억달러(약 35조3천억원)의 2배가 넘는다.

부족분은 회사채 발행으로 메우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 9월 180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었다.

시장에서는 '이 정도의 빚을 낼 만큼 데이터센터가 돈을 벌어다 줄까'라는 의문이 커졌다. 적자를 보는 오픈AI발 수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체 수주(RPO)의 58%에 달한다.

스위스쿼트의 수석 분석가인 이펙 오즈카드레스카야는 "부채로 조달하는 막대한 AI 투자와 그 수익이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대한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의 우려가 확인됐다"고 했다.

오라클의 부도 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2일 5년물 기준으로 147.37bp까지 치솟았다.

지난 9월 12일 오라클의 CDS 프리미엄은 43.59bp에 불과했다. 회사 부도 위험을 고려한 '보험료'가 3개월 만에 3배 넘게 올랐다고 보면 된다.

일각에서는 오라클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도 거론한다. 현재는 투자 적격등급의 최하단인 'BBB'이지만 정크로 강등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오라클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클레이 마구이르크는 "투자 등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라클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AI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AI와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지수는 브로드컴 악재까지 겹치면서 지난 12일에만 5.10% 급락했다.

오라클은 틱톡 인수도 준비 중이다. 향후 재무적 부담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츠의 제이 우즈 수석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전략가는 "기술주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투자자들은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 큰 상승 동력을 주지는 않지만, 방어적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래리 엘리슨은 AI 산업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 오라클 AI 월드 기조연설에서 "AI는 인류가 컴퓨터와 처음 대화하게 된 순간 이후 세상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AI는 철도나 산업혁명보다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 엔터테인먼트 제국 꿈꾸는 아들

아들인 데이비드 엘리슨이 자본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 미치는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영화광'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엘리슨이 설립한 스카이댄스는 지난 9월 80억달러(약 11조8천억원)를 들여 파라마운트를 품었다.

그리고 곧바로 시선을 돌린 게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다.

720억달러(106조4천억원)를 제시한 넷플릭스에 우선 협상 대상자 지위를 뺏겼지만, 데이비드 엘리슨은 주당 30달러에 공개매수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제시한 가격(27.75달러)보다 높다.

참고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시가총액은 147억달러(약 21조7천억원) 수준이다.

부족한 실탄을 채우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를 내세웠다. 데이비드 엘리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설립한 어피너티 파트너스를 중심으로 중동계 자금을 유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를 엮은 만큼 규제 당국의 규제 심사에서 '확실성'을 가져가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데이비드 엘리슨의 의지도 매우 강하다. 그는 지난 9일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가 시작한 것을 끝내려 한다"고 못 박았다.

번스타인의 분석가 로런트 윤은 "(데이비드 엘리슨이)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까지 갖게 된다면 틀림없이 거물이 된다"며 "이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엘리슨은 '여기는 내 영토'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웃음을 짓는 건 워너브라더스의 주주였다.

워너브라더스의 주가는 지난 5일 6.28% 상승을 시작으로 8일(+4.41%), 9일(+3.78%), 10일(+4.49%), 11일(-0.14%), 12일(+1.66%) 등 하루 약보합을 제외하고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워너브러더스는 일단 데이비스 엘리슨이 제시한 30달러 바로 밑인 29.9800달러까지 오르며 6거래일 동안 총 22% 넘게 급등했다.

규제 당국의 최고 책임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어떨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넷플릭스가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지, 파라마운트는 몇 퍼센트인지 그걸 봐야 한다"면서 "사실, 그들 중 누구도 내 특별한 친구(particularly great friends of mine)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이끄는 어피너티 파트너스가 파라마운트를 지원하는 데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른다"면서 "그(쿠슈너)와 이 문제에 대해 따로 이야기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버지인 래리 엘리슨이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과 친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데이비드 엘리슨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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