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개 경제형벌 규정 개선안 발표…정기국회서 일괄 입법
형벌 규정 30% 개정…"10월 이후 추가 방안 마련"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정부가 형법상 배임죄를 전면 폐지한다.
온라인카지노 조작 유니벳의 요건이 추상적이고 적용 범위가 넓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중요 범죄에 대한 처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히 대체입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와 여당은 30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경제형벌 합리화 1차 방안'을 발표했다.
◇70년 이어온 온라인카지노 조작 유니벳 '폐지'…대체입법 신속히 마련
정부는 지난 1953년부터 70년 넘게 이어져 온 형법상 온라인카지노 조작 유니벳를 폐지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정했다.
정부가 최근 5년간 온라인카지노 조작 유니벳 1심 판례 3천300여건을 분석한 결과, 온라인카지노 조작 유니벳는 기업 임직원뿐만 아니라 교회, 학교, 공무원, 미성년 후견인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돼 왔다.
민사 영역에서 해결이 가능한 사안에도 형사처벌이 동원된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김준선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은 "법률 전문가가 아닌 기업, 단체, 공무원,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어떤 행위가 배임에 해당하는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주체가 너무 많고, 예측 가능성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온라인카지노 조작 유니벳 폐지를 기본 방향으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기업의 자율성과 예측 가능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중요 범죄에 대한 처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체입법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체입법은 주체 및 행위 요건 등을 구체화해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김 과장은 "사실 대체 입법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다"라며 "주체나 행위 요건을 한정해 처벌을 축소화하거나 기존 온라인카지노 조작 유니벳로 처벌받던 유형을 주체별로 나눠 개별법에 넣는 방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 자문 등을 집중적으로 거쳐 최대한 신속하게 대체입법을 마련하겠다"며 "새로 만들어지는 대체입법을 보고 본인의 행위가 법에 저촉되는지를 바로 판단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110개 형벌 규정 개선…10월 이후 추가 방안 마련
정부는 온라인카지노 조작 유니벳 폐지 외에도 국민의 민생경제 부담 완화에 기여하는 110개의 형벌 제도를 개선한다.
단순 신고누락이나 형벌규정 미인지로 인해 자영업자나 저소득층, 사업주 등에 과도한 형벌이 적용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선의의 사업주는 보호하기 위해 3개 규정을 합리화하고, 3개 규정에 대해 금전적 책임성은 강화했다.
최저임금법 관련 양벌규정에 대해서 사업주가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면 면책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선주상호보험조합 임원이 조합이익을 부당 배당 시 기존 최대 징역 7년을 부과하던 형벌을 징역 3년 및 피해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도입한다.
경미한 의무 위반을 과태료로 전환한 규정은 68개다.
트럭 짐칸 크기 변경 등 경비한 튜닝은 징역 1년에서 원상복구 명령 및 과태료 1천만원으로, 미용실 등 공중위생영업의 상호 변경 신고를 누락한 경우 징역 6개월에서 과태료 1백만원으로 각각 전환한다.
또한 근로계약 체결 시 단순 사항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나 비료 포장지 제품명 훼손, 수산물 이력추적관리 미등록 등에 관한 형벌들도 과태료로 전환된다.
행정조치를 먼저 거친 뒤 형벌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개선한 규정은 18개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상품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한 경우, 페인트 제조업체가 정기 검사를 받지 않고 보관창고를 운영한 경우 등이다.
이밖에 식품위생법, 소음·진동관리법 등 형벌이 과도하거나 존치 필요성이 낮은 18개 규정에 대해서도 개선 작업을 거쳤다.
당정은 이날 발표된 개선안을 정기 국회에 일괄적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당정은 국회에 계류 중인 식품위생법, 옥외광고물법 등 생활밀착형 법안도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강기룡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부처들과 작업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속도를 더욱 낼 수 있을 것"이라며 "10월 이후 추가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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