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 "기계적 항소·상고 방치…관련 규정 고칠 것"

국무회의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4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30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황남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하급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사건을 검찰이 무리하게 상소(항소·상고) 하는 것에 대해 "국가가 왜 이렇게 잔인하느냐"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형사처벌을 남용해서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경우가 있다"며 "바카라 카지노 추정의 원칙은 형사법의 대원칙"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1심에서 판사 3명이 바카라 카지노 선고해서 (검찰이) 항소했는데 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유죄로 바꿨다. 이럴 경우 이게 타당하냐. 판사 3명은 바카라 카지노, 또 다른 3명은 유죄로 봤는데 그럼 유죄일 수도, 바카라 카지노일 수도 있지 않냐"라고 되물었다.

이에 정성호 장관은 "상고제도가 있긴 하다"면서도 "상식적으로 그럴 개연성도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인 법 원칙엔 좀 안맞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바카라 카지노판결에 상소를 못하게 하는 나라가 많지 않느냐"고 묻자 정 장관은 "미국계, 대륙법계가 그렇다. 미국은 법에서 이중형 금지원칙 때문에 피고인의 이익이 우선이라 항소를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법무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30 superdoo82@yna.co.kr

정 장관이 1심에서 무죄가 난 사건을 항소했을 경우 유죄로 바뀌는 경우가 전체 사건의 약 5%라고 밝히자 이 대통령은 "그러면 95%는 무죄를 한번 더 확인하려고 항소심 가서 생고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에서 바카라 카지노가 유죄로 뒤집히는 경우는 2%가 안된다는 정 장관의 설명에는 "그럼 나머지 98%가량이 바카라 카지노를 받기 위해 돈을 들이고 고통을 받는 것인데 이게 타당한가"라고 반문했다.

정 장관은 "말씀한 것처럼 타당하지 않다. 전면적으로 사실관계 파악이 잘못됐다거나 법리 관계 적용이 잘못된 건 드물고 부수적 문제가 많다"며 "상고나 항소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이 되지도 않는 거 기소해서 바카라 카지노받고 나면 면책하려고 항소·상고하면서 국민에게 고통을 준다. 왜 방치하나"라고 질타했다.

이어 "1심에서 몇 년씩 재판해서 집 팔고 변론해서 바카라 카지노로 해놓으면 항소해서 또 그런다. 기껏 (판결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5%인데, 95%는 헛고생하는 것"이라며 "국가가 국민에게 왜 이렇게 잔인한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대사건이든 경미한 사건이든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것은 똑같다"고 짚었다.

정 장관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상소를) 제한하고 있으며 주요 사건은 제가 지휘하고 있다"며 "가장 근본적인 건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서 법리관계를 다투는 것 말고는 항소를 못하게 개정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현실적으로는 대검 관련 사무예규를 바꿔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공소심의위원회 등이 있지만, 내부 인사로만 돼있어서 기계적 항소나 상고를 방치했다. 이부분 규정을 고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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