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고용시장의 선행 지표인 구인 건수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신속한 재정 투입을 통해 가파른 고용 절벽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10일 통계청의 나우캐스트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온라인 채용 모집인원 수 변화율은 -59.5%로 관측됐다.
통계청이 나우캐스트 포털을 통해 공개하는 온라인채용 모집인원 수 변동률은 일자리 동향을 알 수 있는 속보성 지표로, 잡코리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변화율은 주간 단위로 집계된다. 비교 기준점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1월이다.
변화율이 -59.5%라면 지난 2020년 1월보다 온라인채용 모집인원 수가 60% 가까이 줄었다는 의미다.
온라인채용 모집인원 수 변화율 추이를 보면 지난 12월 14일 -47.5%, 21일 -36.4%, 28일 -56.8%, 1월 4일 -80.9%, 11일 -75.8%로 각각 나타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온라인 채용건수 변화율은 증감을 오가며 점차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는 -35~-80% 수준으로 급격히 주저앉은 것이다.
지난 18일 기준 4주 이동평균 변화율은 -68.3%에 달한다.
고용이 악화한 건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5만2천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한 건 지난 2021년 2월 이후 46개월 만이다
반면, 실업자 수는 17만1천명 늘었다. 이 또한 46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이러한 고용 둔화는 연말 직접 일자리 사업 종료 등 일시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악화에 따라 기업의 채용 의지도 분명 꺾인 모양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는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2만7천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1년 전보다 5.9% 줄어든 규모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300인 미만 사업체는 전년 대비 6.2%, 300인 이상 사업체는 2.1% 채용 수를 줄일 계획이다.
이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반영되지 않은 조사로,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향후 구인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고용 한파를 주시하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정부는 지난달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그린북에 고용에 대한 진단을 삽입한 건 지난 2023년 12월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정부는 신속한 재정 집행을 통해 직접 일자리 사업을 빠르게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계획된 123만9천개의 직접 일자리는 1월 79만명, 1분기 110만명 등 역대 최고 수준의 신속 채용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도록 밀착 관리한다는 것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민생정책 신속집행 점검회의에서 "작년 12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5만2천명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가시화되고 있다"며 "역대 최고 수준의 신속채용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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