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비관세 등 3개 분야에서 6개 안팎
"美, 한국 정치 상황 이해…지혜롭게 대처할 것"
차기 정부 출범 전 협의 도달 가능성 "없다" 일축
(세종=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미 양국이 이번 주 중후반 작업반 구성을 시작으로 한미 통상·재무 '2+2 협의'에서 약속한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 마련에 돌입한다.
양국은 미국이 상호 관세 유예를 약속한 오는 7월8일까지 관세·비관세,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환율) 등 4개 분야에 대한 '협상 패키지'를 일괄 마련하기로 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리나라를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 등을 폐기하는 게 목표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주 방미 결과에 대해 설명하며 "이번 주 중후반 미 측과의 기술 협의를 통해 작업반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6개 내외로 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술 협의는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이 총괄하고, 각 작업반에 관계 부처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작업반 회의가 개시될 예정이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을 찾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USTR)와 '2+2 통상 협의'를 진행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리나라에 부과한 25%의 '상호관세'를 비롯해, 각종 관세를 폐기하도록 협상에 돌입한 것이다.
이들은 이번 회담에서 관세·비관세,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환율)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오는 7월8일 이전까지 '줄라이 패키지'를 마련하기로 했다. 미 측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시점을 패키지 마련 시한으로 정한 것이다.
특히 환율 부문은 기재부와 미국 재무부 간 별도 채널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즉 작업반은 환율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분야에 대해 꾸리게 된다.

한미 양국은 다음 달 중순 그리어 대표의 방한에 맞춰 장관급 협의를 다시 한번 진행하고 작업반별 진전 사항을 평가할 예정이다. 그리어 대표는 다음 달 15일 제주도에서 개막하는 '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취임 후 처음 한국을 찾는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그리어 대표의 방한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고 APEC 행사에 주요국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라며 "이번 행사는 (단순) APEC을 넘어 관세 협상의 큰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 차관은 미국 측에 오는 6월 3일 대선을 앞둔 한국 정치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양국 간 통상 협의가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미국 측도 (한국의) 특수한 정치 상황이 제약 요인임을 이해했다"며 "이를 감안해 한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줄라이 패키지에 담아내겠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실질적인 협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에 "미 측이 제시한 협상 일이 70일밖에 남지 않았고 워킹데이(영업일)는 더 적다"며 "속도와 관련해선 과속할 이유가 없지만 머뭇거릴 여유도 없다. 산업부를 비롯해 정부가 지혜롭게 대처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차관은 사견을 전제로 "70일 만에 결실을 보는 것 자체가 도전적"이라며 "대통령 선거 전까지 많은 것들을 묻어놓는다고 하면 이후 한 달간 모두 다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음 정부가 누가 되든 그런 상황을 원치는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차기 정부 출범 전에 한미가 일정 부분 협의에 도달할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고 일축했다.
박 차관은 "'줄라이 패키지'에 종합적으로 담는 것이기 때문에 5월 말이나 6월 초에 의사결정이 끝나는 건 이론적으로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7월 8일까지 결론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미 측에 관세 부과 유예를 요청할지에 대해선 "가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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