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효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 4월 소매판매는 여러 갈래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 많았다.
전체(헤드라인) 수치가 예상을 약간 웃돈 가운데 전달 기록이 상향 수정된 점은 긍정적이었지만, 국내총생산(GDP) 산출에 사용되는 '핵심'(core) 소매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점은 부정적이었다.
반면 가계의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잣대로 활용되는 외식비 지출은 두 달 연속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가 꺾이면서 서비스 수요가 약화하고 있다는 시장 일각의 인식과는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4월 핵심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0.3%)를 상당히 밑돈 결과로, 지난 1월(-0.5%)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친 것이다.
핵심 소매판매는 변동성이 큰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음식서비스를 제외한 것으로, '컨트롤그룹'(control-group sales)이라고도 불린다. 핵심 소매판매는 GDP의 개인소비지출(PCE) 계산에 사용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전체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1% 늘어나면서 예상치(+0.0%)를 약간 웃돈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전체 소매판매의 3월 수치는 종전 전월대비 1.5% 증가에서 1.7%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다만 핵심 소매판매가 지난 2~3월 각각 0.8% 및 0.5%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4월의 감소세 전환은 이른바 관세 '프론트로딩' 효과의 되돌림이 작용했다고 볼 소지도 있다.
전체 소매판매를 가장 크게 끌어올린 것은 핵심 소매판매에는 포함되지 않는 식음료점 판매다. 식음료점 판매는 전달대비 1.2% 급증했다. 지난 3월 3.0%나 늘어난 뒤에도 호조가 이어진 것이다.

식음료점 판매는 소매판매를 구성하는 13개 판매 형태 중 유일하게 서비스업에 속한다. 소비자들의 주머니 형편이 넉넉지 않을 경우 외식을 먼저 줄이기가 쉽다는 점에 착안, 이코노미스트들은 식음료점 판매 동향에 특히 관심을 갖는다.
관세의 본격적 영향이 하드데이터에 드러나기까지는 시차가 걸릴 수 있다는 점도 분분한 해석을 낳는 요인이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이코노미스트는 "지출의 기저 추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소매지출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약화할 것이다. 처음에는 프론트로딩에 따른 자연스러운 후유증 때문이고, 그다음에는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한 반응으로 전반적인 둔화가 나타나면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jkim@yna.co.kr
(끝)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