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장기물의 낙폭이 더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겨냥해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감을 채권시장이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1일(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4.60bp 오른 4.39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80bp 상승한 3.898%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5.20bp 뛴 4.914%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차이는 전날의 47.5bp에서 48.3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트럼프는 이날 미국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머지 모든 국가에 15%든 20%든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우리는 지금 그 비율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캐나다에 보내는 관세 서한을 공개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앞으로 보내지는 서한에서 캐나다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35%로 책정됐다. EU에 보내는 관세 서한도 곧 공개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에 채권시장은 매도 우위로 반응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물 위주로 국채금리가 상승폭을 더 키우며 국채 수익률 곡선은 '베어 스티프닝'을 그리고 있다.
채권시장은 미국이 주요 교역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보다는 인플레이션 상승 불안을 더 가격에 반영하는 분위기다. 캐나다 관세가 발표된 후 달러인덱스가 상승한 것도 고금리 환경이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BNY의 밥 새비지 시장 매크로 전략 총괄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서한과 곧 발송될 EU 관세 서한이 분위기를 약화시키면서 앞선 3년과 10년, 30년물의 (양호한) 국채 입찰 결과는 이제 모두 물에 잠긴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EU와 미국 간 무역협상 추이는 채권시장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는 재료다.
90일간 유예됐던 EU의 대미 보복관세 조치가 오는 14일(현지시간) 자동 발효된다. 트럼프가 EU에도 관세 서한을 보내겠다고 예고한 만큼 EU는 서한 내용에 따라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무역 담당 대변인은 1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관세율 인상을 결정할 경우 보복 조치를 예정대로 시행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가정적 질문에 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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