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손해보험업계 전속설계사 수가 최근 반년 만에 1만5천여명가량 급증했다. 'N잡러(부업 설계사)'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메리츠화재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11개 손보사의 전속설계사 수가 13만5천338명으로 작년 말보다 1만5천449명 늘었다.
설계사 수는 메리츠화재가 3만7천623명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화재 2만4천161명, DB손보 2만2천534명, 현대해상 1만4천465명, 한화손보 1만4천161명 순이었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경우 작년에 출범한 '메리츠파트너스'에 힘입어 전속설계사가 5천473명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작년 말 4천500여명 수준이었던 메리츠파트너스는 올해 7월 9천여명으로 불어났다.
메리츠파트너스는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를 희망하는 자영업자와 직장인, 대학생, 주부 등을 겨냥해 지난해 3월 선보인 비대면 영업 플랫폼이다. 영업점을 방문해 교육받아야 하는 기존 설계사와 달리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모바일 앱으로 학습하고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다.
전속설계사 확대로 장기인보험 등 고수익 상품에 집중한 메리츠화재는 올해 2분기 5천24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은 3천731억원 증가했고, 상반기 말 CSM 잔액은 11조2천482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손보도 2023년 12월에 모바일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선보인 바 있다. 원더는 올해 상반기 2천246명을 스마트플래너(설계사)로 위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배 이상 신규 설계사가 늘어 장기보험 체결 보험료와 계약 건수 역시 10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전속설계사를 경쟁적으로 확대하면서 영업 경쟁 과열과 신규 설계사의 조기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단기 성과에 치중한 과당 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불건전 영업과 부실한 내부통제 등에 대해 감독·검사 자원을 집중해 행위자뿐만 아니라 경영진까지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N잡러를 활용하면 단기적으로 회사 매출이나 데이터베이스(DB) 수집 등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불완전판매와 유지율 등 계약 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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