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증가가 비중 축소 압력 상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증시의 고질적 수급 부담으로 꼽혔던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 우려를 완화하는 진단이 나왔다.
자산 규모의 가파른 증가세가 목표 비중 축소에 따른 매도 압력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9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이 향후 3년간 오히려 국내 주식을 순매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말 국민연금의 전체 자산은 1천272조 원, 이 중 국내 주식 보유액은 목표 비중(14.9%)에 맞춰 약 190조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029년에는 연금 자산 규모가 1천555조 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당시 목표 비중이 13%로 낮아지더라도 국내 주식 보유액은 202조 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현재보다 약 12조 원 많은 규모로, 국민연금이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기계적으로 주식을 팔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와는 반대다.
이러한 자산 증가는 2026년부터 예정된 보험료율 인상(매년 0.5%p)과 운용 수익률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즉, '파는 힘'보다 연금 기금이 '불어나는 힘'이 더 강해진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의 수급 변화는 최근 뚜렷해진 기관 투자자 전반의 '컴백'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관들은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 ▲배당 확대 등 증시 환경 변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성장 등을 배경으로 순매수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최대 기관인 국민연금의 매도 압력까지 해소된다면 '기관 주도 장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이경수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자산 규모 증가를 고려하면 향후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이는 국내 증시 수급 환경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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