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약세를 지속하던 서울 채권시장이 15일 가파른 강세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연말 채권시장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손절성 매수세가 몰리면서 강세가 가팔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10년 국채선물은 이날 전일 대비 '원빅'에 근접하는 94틱 급등했다.
오후 3시경 70틱 수준이던 상승 폭은 장 막판 강세가 가팔라지면서 그 폭을 확대했다.
A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팀장은 "3년 국채선물은 지난주 금요일 대비 거래량이 68% 수준이다"며 "다음 날이 국채선물 만기인 데다 연말 북 클로징에 거래하지 않는 기관들도 있다"고 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하루에만 무려 9.3bp 급락하는 등 중단기 구간에서도 가파른 강세가 연출됐다.
B증권사의 채권 운용팀장은 "다들 롱(매수) 포지션이 없는 것 같다"며 "강해지기 시작하자 손절성 매수 주문이 몰려 강세가 더 가팔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에선 기획재정부의 내년 국고채 발행계획을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기재부는 지난 11일 연합인포맥스와 공동으로 주최한 KTB국제컨퍼런스에서 내년 20년 이상 장기 구간 비중의 중간값을 종전 40%에서 35%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영향에 30년물이 지속해서 강해지자, 종전 30년 숏과 10-30 커브 스티프닝(수익률곡선 가팔라짐)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10년 구간을 사들여 10-30년 커브를 가파르게 만들었을 것이란 추정이다.
C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10-30년 커브 스티프닝 포지션을 갖고 있던 기관들이 손실을 줄이고자 궁여지책으로 10년 구간을 강하게 사들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환율과 당국 움직임을 강세 배경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D시중은행의 채권 딜러는 "점심시간 경 환율이 하락하니깐 서울 채권시장 강세가 더 탄력을 받았다"며 "시장금리 관련 금융위원장 메시지도 매수 심리 회복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최근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엄중히 주시하고 필요시 시장안정 조치를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시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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