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미·중 관세전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위축됐던 외화채 발행 시장에 KB국민은행이 은행권에서 선두로 달러채 발행에 나선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일부터 5억달러 규모의 선순위 달러채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섰다.
수요예측 첫날부터 국민은행은 30억달러(약 4조3천100억원) 이상의 매수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앞서 2020년 5월 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144A/RegS) 발행에 나섰는데, 해당 이표채의 만기는 오는 5월 4일이다.
이번에 발행할 코리안페이퍼(KP)는 첫날부터 흥행하며 해당 외화채를 차환하는 액수를 뛰어넘었다.
이에 국민은행은 6~7억달러 수준으로 증액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는 30일 최종 결정되는 스프레드 수준을 보고 발행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타 은행들이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외화채 조달을 멈춘 가운데 국민은행이 먼저 발행에 나서며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4일 만기 되는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에 대한 발행을 미뤘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신한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들은 지난 2월부터 사실상 외화채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국민은행 KP물을 향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은 국내 기업과 은행에 대한 신뢰가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국내 정치도 대선 국면에 접어들며 불확실성보다는 국민은행에 대한 기업 펀더멘탈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바라봤다.
국민은행의 장기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 'Aa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는 'A+', 피치에서는 'A'(안정적)를 받고 있다.
이번 딜의 발행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홍콩상하이은행(HSBC), 씨티(Citi), 스탠다드차타드(SC), KB증권 홍콩법인 등이다.
앞서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퓨처프루프가 지난 23일 KDB산업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아 4억달러 규모의 달러채(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 24일에는 하나증권과 KT&G가 각각 3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발행하기로 했다. 하나증권은 이달 초 KP물 발행을 추진했지만, 대내외 리스크 확산으로 2주가량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4.49%까지 레벨이 올랐지만 이내 4.21%대로 내림세를 타고 있는 점은 KP물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보증채만 나오다 제대로 된 기업이 하는 건 몇 달 만에 처음"이라며 "어려운 상황인데도 KB의 펀더멘탈상 관심이 큰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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