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하며 5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아니라 관세 부담과 그에 따른 수요 감소가 원인일 수 있다며 향후 물가 충격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미국 대형마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3월 기준으로 전달 대비 보합(+0.0%)이라고 발표했다. 2020년 4월의 -0.3%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2.6%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전 품목(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도 전달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2020년 4월의 -0.4%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2.3% 상승했다.

이토로(eToro)의 브렛 켄웰 미국 투자분석가는 "인플레이션이 정말로 자생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면 그것은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최근 다른 경제 지표들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완화가 수요 감소 때문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켄웰은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동시에 소비지출이 유지되면서 경제가 견고한 기반 위에 머무르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하락은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휴식이 되겠지만 기업 및 소비자 신뢰가 떨어지면서 지출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미국 경제가 하강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그런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면 그것을 진정한 '승리'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가오는 가격 충격을 고려할 때 전년 대비 전품목 상승률 2.3%와 전년 대비 근원 상승률 2.6%는 무시해야 한다"며 "최근 3개월과 6개월 동안의 기조적인 상승 추세로 PCE 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최근의 개선 흐름을 되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해방의 날' 관세에 대응해 수입품 가격이 미리 인상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당 관세는 3월 인플레이션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겠지만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수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널드월렛의 엘리자베스 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조건을 만들면서 동시에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연준의 이중 책무(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준은 이제 물가를 잡는 것을 우선할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해리 체임버스 어시스턴트 이코노미스트는 "핵심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불가피하게 급격히 반등할 것"이라며 "상품 가격이 훨씬 더 강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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