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피혜림 김지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달러-원 환율이 최근 1,300원 후반대까지 하락하는 등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크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통방) 결정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원화는 지난 6개월 동안 경제여건에 비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굉장히 많이 절하했다"면서 "1,400원 중반에서 지금 수준으로 많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다른 통화에 비해 더 많이 내려온 것은 비정상화의 정상화"라고 말했다.
이 총재에 그러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지수가 비상계엄 이전인 작년 11월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상화된 지금 상황에서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대신 환율이 국내 요인보다는 대외 요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으며, 지금은 실질적인 자본 이동을 수반하는 대신 기대심리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환율이 움직이는 것은 국내 요인보다는 대외 요인"이라면서 "미국 예산안과 관련해 미국 재정적자가 얼마나 커지느냐에 따라 장기채 금리와 환율이 변동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틀에서는 미국 예외주의로 달러화에 모든 자산이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생각으로 나타난 리밸런싱이 얼마나 크게 나타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의 환율 논의에 대해선,"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면서 "회의 했다는 것 자체가 시장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변화시킨 것이며 아시아 통화의 강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자본의 이동을 수반한 것이 아니고 기대로 인해 변화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에서 한미간 환율협상이 개시된 것과 관련해선, "미국과 아시아 몇몇 나라가 환율 포함한 관세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환율과 관련한 얘기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릴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통방문에 지난 4월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하게 살피겠다'고 한 것에서 이번에 '금융안정 상황'으로 문구를 바꾼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외환시장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금융안정 표현을 쓴 것은 외환시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환율을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 안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안정적 흐름을 보여 환율과 관련한 걱정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측면이 있으며, 대신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가 더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총재는 앞서 모두발언에서 "외환시장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었지만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따라 내외 금리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세정책, 주요국 재정건전성 등과 관련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smjeong@yna.co.kr
phl@yna.co.kr
jykim2@yna.co.kr
(끝)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