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확장재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및 적자국채 확대 발행을 눈앞에 두면서 장기 금리에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선 전 후보들의 공약으로 이미 추경 이슈가 금리에 일부 선반영됐던 터라 관련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재명 당선인이 추진할 슈퍼 추경 경계감이 커지면서 장기 금리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당선인은 이전부터 경기 침체와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해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앞서 당선 후 35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적자 국채 부담이 누진적으로 이어질 듯해 재정에 대한 추가 리스크를 프라이싱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는 8월 말에 있을 내년 예산 확정까지 추경 노이즈와 수급 부담이 남아있겠다"고 말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취임 후 첫 연설을 주시하고 있다.
대선 후보 당시 추경을 두고 엇갈린 발언이 드러나기도 했던 터라 첫 연설에서 명확한 방향성 살피겠다는 분위기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대선 전엔 추경 규모를 적당히 하겠다는 말과 35조원 이상 편성하겠다는 말 등 일관되지 않은 발언이 드러났던 터라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어떤 입장을 드러낼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자체는 커브 스팁 요인"이라며 "취임 연설에서 대대적인 확대 재정을 이야기할 경우 시장 심리는 계속 안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추경은 이번 대선 전부터 채권시장을 흔드는 부담 요소로 자리 잡았다.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 영업일인 지난 2일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스프레드는 45.3bp까지 확대됐다.

단기 구간 대비 장기 구간의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다. (커브 스티프닝)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2차 추경 공약을 내세우면서 장기 금리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여파다. 앞서 양당 모두 30조~35조원 규모의 2차 추경을 공약한 바 있다.
해당 지표는 올 초까지만 해도 30bp 수준을 밑돌았으나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상승해 3년 내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대선 후에는 도리어 추경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건전 재정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최근 장기물이 많이 밀린 상황이라 추가로 밀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추경 이슈가 선거 전부터 강조되면서 금리에 일부 선반영이 됐던 터라 실제 추경 금액이 얼마일지를 봐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국채 발행 부담이 예상보다 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 하반기 추경 시에는 순세계잉여금과 같은 이월 재원을 활용하는 등의 방식이 있다 보니 국채 발행 부담이 현재 예상 수준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존 발언 등을 그대로 정책으로 녹여낸다면 시장 금리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민감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발행 전략은 부담을 완화하는 요소다.
기재부가 시장 수급을 반영해 만기별 발행 물량을 조정하고 있는 만큼 커브 스팁 움직임이 둔화할 것이란 의견이다.
공 연구원은 "미국 쪽의 상황이 영향을 미칠 순 있지만 국내 요인들로만 본다면 현 수준의 커브는 충분히 스팁될 수 있는 정도까지 가팔라진 상태"며 "기재부에서 국고채 발행 시 만기별 비중 차이로 대응하고 있어 커브가 더 가팔라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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