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명 대통령 정부가 출범 후 코스피 지수가 7거래일 연속 올라 3,000선을 가시권에 뒀다. 최근 지수 수준은 2022년 1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새 정부를 반기는 시장의 축포로 볼 수 있으며 새 정부가 그려낼 미래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을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국민들은 국내 정치 안정과 외교 회복, 경제 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방해할 걱정거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극심한 내수 침체 상황에서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이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강세장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정부는 아직 현재 부동산과 물가 상황에 대해서 주의 깊게 보는 수준이다. 지난 12일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주재로 부동산시장 점검 태스크포스(TF)가 개최됐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둘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26% 상승했다. 지난해 8월 말 이후 40주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대출도 급증세다. 5월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5조6천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들썩이는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에 시장 과열 발생 시 준비된 조치를 즉각 시행하고 밀착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금리 인하 기조에 있는 한국은행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은은 경기 회복을 위한 금리 인하와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이 함께 작동하는 상황에서 구조개혁으로 쏠려야 할 국민들의 관심과 시중 자금이 모두 부동산이라는 블랙홀로 다시 빨려 들어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성장 잠재력 하락을 막고, 경기 변동에 큰 영향 받지 않는 경제구조로의 변신을 위한 정부와 국민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 수 있다. 또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천 달성을 위한 시중 투자금의 유입도 차단할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투자를 용인해 온 과거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민 여러분이 잘 뽑았다는 효능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효능감은 국어사전에 특정한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 또는 기대감으로 나온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물가 오름세는 물론 가계부채 증가와도 직결될 뿐 아니라 무엇보다 하루 열심히 땀 흘려 사는 서민들의 좌절감과도 연결될 수 있다. 애초 종합부동산세 같은 인위적인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고, 대규모 주택 공급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실용주의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효능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당국이 방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뉴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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