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일 서울채권시장은 중동사태 확산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설명회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열리는 한은 물가설명회에서는 물가 동향과 전망뿐 아니라 최근 시장 주요현안에 대한 이 총재의 입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 물가지표인 5월 소비자물가의 경우 5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주 후반부터 불거진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향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일 국제유가는 전일 대비 4% 이상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3.07달러(4.28%) 상승한 배럴당 74.8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하순 이후 최고치다.
뿐만 아니라 최근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 급증세에 대한 이 총재의 견해를 엿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마침 전일 장 마감 후 공개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은 서울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드러냈다.
향후 추가 인하 속도는 주택 가격과 가계대출 등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게 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 총재마저 지난주와 유사한 수위의 매파적인 발언을 재차 이어간다면 시장의 심리는 여전히 위축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간밤 미 국채 시장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에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위험회피 분위기에 휩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이란은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군의 개입 가능성에 글로벌 시장의 촉각이 곤두세워진 상황에서, 아시아장에서 추가적인 소식이 전해진다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경제지표인 미국의 5월 소매판매는 크게 감소했지만, 핵심 소매판매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9% 줄었다. 지난 2023년 3월(-1.1%)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시장 예상치(-0.7%)도 밑돌았다. 전달치는 0.1% 증가에서 0.1% 감소로 하향됐다.
특히 자동차 및 부품 판매가 3.5% 급감하면서 전체 소매판매를 끌어내렸다. 자동차는 관세 부과 전 '선구매'(프론트로딩) 현상이 특히 두드러진 항목이었다.
반면 변동성이 큰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음식 서비스를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컨트롤그룹)는 전월대비 0.4% 증가하며 예상치(0.3%)를 상회했다. 전달치는 0.2% 감소에서 0.1% 감소로 상향됐다.
이를 반영해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5bp 내린 3.9560%, 10년물 금리는 5.7bp 내린 4.3910%를 나타냈다.
이와 동시에 오는 19일에 발표될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한 대기 심리도 장 막판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외국인의 경우 이번 롤오버(월물교체)를 마무리하고 난 직후인 오후 들어서는 커브 스티프닝(수익률곡선 가팔라짐)을 뚜렷하게 잡아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은 5천계약 가까이 순매수하고, 10년 국채선물은 8천계약 넘게 순매도하면서 시장의 스티프닝 분위기를 주도했다.
2차 추경에 대한 베팅 성격일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이날도 외국인이 스티프닝을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다음날 새벽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도 이어진다. 시장에서는 경제전망과 점도표 변화 등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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