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시 상호관세 유예 연장도 적극 검토"
美, 농산물·에너지 구매와 디지털 업계 시장 접근 개선 등 요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고위급 협상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해 "오늘 국회 보고 이후 저녁에 출국해서 이번 토요일(7월5일) 워싱턴에서 USTR 대표 등 미 측 고위급 관리와 협상이 예정돼 있다"며 "동 계기를 통해서 주요 이슈별 우리 측 제안 및 한미 상호 호혜적 산업협력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협상 진행 경과에 따라서 필요시에 상호관세 유예 연장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을 타결할 수 있도록 고위급 실무급 협상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여 본부장은 부연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은 오는 8일이다.
협상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표했다.
여 본부장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내실을 기하면서 협상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고위급 회담을 비롯해 3차 기술협의까지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농산물, 자동차, 서비스 분야에서 시장 접근과 높은 수준의 규범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고 여 본부장은 설명했다. 미국이 일본에 압박하는 부분과 유사하다. 두 국가 모두 대미 자동차 수출이 많고 농업 보호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디지털 분야에서 미국 업계의 시장 접근 개선과 비차별적인 대우 보장을 요청했다. 빅테크 기업이 더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업적 고려 부분에서 미국은 우리 기업의 미국 내 투자 확대 및 미국산 에너지 구매 확대 등도 언급했다.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가 주된 대상으로 거론된다.
여 본부장은 상호 호혜적 합의 도출을 목표로 정치적 안보적 민감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그는 "우리가 민감해서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부분들은 이번에 가서 집중적으로 설득하려고 한다"며 "제조업 쪽은 향후 협력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투자, 구매, 기술 협력 등 긍정적인 제안을 가지고 설명할 것"이라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를 연장하지 않는 시나리오는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낙관적, 비관적 상황을 모두 열어두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국회에서는 농산물 시장을 개방해봐야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서다. 실익은 없는데 시장만 내줄 수 있다고 의원들은 우려했다. 이는 업계에서도 공감하고 있다. 베트남도 이 시장을 개방하면서 미국과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여 본부장은 "정치적 민감성이나 사회적 이유 부분에 있어서 방어해야 하는 그런 부분은 강하게 방어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조선 부문 협력을 일본보다 앞설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여 본부장은 "우리만의 강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알래스카 LNG의 경제성은 추가 데이터를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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