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우선 통보한 국가로 우리나라를 포함했다. 기존 발표한 관세율과 달라지지 않아, 향후 약 3주 데드라인이 특히 중요해졌다.
국내외 경기침체와 중국 공급과잉으로 사업 재편이 논의되는 석유화학산업에 관세까지 '삼중고'가 닥칠 위기다. 이미 꺾이는 대미 수출이 실적 부진을 부추길지 이목이 쏠린다.
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미국에 석유화학제품을 총 14억6천300만달러 수출했다. 전년 대비 32.4% 급감했다. 1월과 2월에는 그나마 선방하다가 관세 우려가 본격화한 3월부터 수출 실적이 크게 부진해졌다.
석화 제품은 지난 3년간 대미 무역흑자가 20억달러가 넘는 부문이었다. 올해는 수출 감소세에도 수입은 늘어나는 상태다.
미국의 우리나라 제품 수요가 더 꺾일 위기다. 지난 4월에 발표한 25%의 한국 상호관세율이 이번에 다시 확정돼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인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상호관세율 및 발효 일자 등이 포함된 서한을 공개했다. 이 관세율은 내달 1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우리나라 통상 당국은 남은 기간 협상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 서한을 먼저 보낸 국가는 총 14개국이다. 대미 무역 흑자가 여러 아시아 국가가 주로 포함됐다. 관세율이 20%대에서 40%까지 다양하다.
최초 서한 발송 국가가 미국이 지난 4월에 설정한 상호관세율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석화 업계는 지적한다. 중국을 제외하면 대미 수출 경쟁국들이 대부분 우리나라보다 관세 측면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미 석화 수출의 흐름상 시기가 나쁘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석화기업 관계자는 "상반기에 부진했던 수출을 하반기에 만회하려는 생각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관세 10% 정도가 가격 상승을 감내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는데, 25%로 기존 대비 줄이지 못했기 때문에 흐름을 개선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샤힌 프로젝트 등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세가 10%라서, 격차가 얼마나 지속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석화 빅4만 보더라도 관세를 버틸만한 체력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한화솔루션[009830]은 케미칼 부문의 적자 여부가 모니터링 요인이다. LG화학[051910]과 금호석유화학[011780]은 영업이익의 감소세가 점쳐진다. 롯데케미칼[011170]은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증권사 관계자는 "석화 기업들은 신용등급 하향으로 재무적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며 "당분간 실적 불확실성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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