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는 청렴해야…돈은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을 한 마귀"
"합리적 판단에 따라 한 일에 사후책임 묻는 일 없도록 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급 예비 사무관들에게 "여러분 손에 사람들의 목숨이 달려 있다"라며 "공직자로서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자세와 방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신임 예비 사무관들을 상대로 '국민주권 시대 공직자의 길 국민과 함께 만들자' 주제의 특별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예비 사무관을 상대로 특강은 한 것은 2005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후 20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은 누군가로부터 엄청난 권력, 권한을 위임받는다"라며 "수없이 많은 사람이 관계된 일을 하기 때문에 여러분 판단에 의해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여러분 손에 의해 '아이를 안고 세상을 떠나버려야지'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어쩌면 작은 신의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라며 "다른 사람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냐. 권력이라고 하면 뭔가 폼 나는 것, 우월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의지를 타인에게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권력이라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신 권력이란 건 똑같은 양의 책임이 부과된다. 내 삶을 더 낫게 해달라고, 더 나은 삶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힘들어 번 돈을 떼서 세금도 내고 우리 고유의 권력을 국가에 맡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직자의 성실성과 청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유능해도 게으르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훨씬 더 훌륭한 공직자"라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한 번 접촉하고 한번 행동하고 한번 실행할 때 조금씩 조금씩 더 하는 사람이 있다"라며 "플러스해 가는 사람, 마이너스를 만드는 사람, 처음에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이게 나중에는 철길 쭉 갈라지는 거처럼 천지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공직자는 청렴해야 한다. 돈이 마귀다"라며 "이 마귀는 절대로 마귀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가장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고 했다.
또 "'아 고생 많으시죠' 다음에 전화가 온다. '어려우신데 커피라도 한 잔, 차라도 한잔, 밥이라도 한 끼' 그러다 술, 골프, 선물 잔뜩 가져다주고 어느 날 보니 이 사람이 그걸 장부에 써놨다는 걸 알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공직자들이 스스로 판단해서 하는 일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공직 풍토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어느 날부터 실패하면 '너 왜 그렇게 결정했냐' 책임을 묻는 이상한 풍토가 생겼다"라며 "이러다 보니 공직자들이 의무 지어진 일 외에 책임질 여지가 있는 일은 절대로 안 하기로 마음먹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러면 사회가 경직된다. 대한민국 공직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여러분 때문이 아니라 정치 때문이다. 일선 공무원들이 스스로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선의를 가지고 하는 일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책임을 묻지 않는 그런 제도, 그런 공직 풍토를 꼭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최소한 우려는 내려놓고 최선 다하시길 바란다"라며 "다른 목적으로 사후 책임을 묻는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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