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분기 말을 앞두고 타이트해진 단기금융시장과 달리 채권 발행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나치게 낮은 수준의 가산금리(스프레드)가 지속되면서 'AAA' 공사채를 필두로 투자 심리가 주춤해지는 현상도 감지된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입찰에서 2년과 3년 구간을 중심으로 발행 약세를 드러냈다.

공사채 스프레드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좁혀지면서 기관들은 BIS 비율 위험가중치가 제로(0) 종목 혹은 금리 매력이 드러나는 채권 위주로 매수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AA급 이상 회사채의 금리 부담이 드러나는 가운데 KT의 발행 연기는 'AAA' 수급 부담을 소폭 완화할 전망이다. 금리 매력이 부각되는 A급에 대한 매수 행렬은 거세다.

반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레포펀드 설정이 지속되는 데다 여전사의 발행 물량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매력 따라 차별화…한전채도 부담

12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AAA' 한국전력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와 'AA+' 대구도시개발공사는 입찰을 통해 채권 발행을 결정했다.

한전채를 제외한 모든 발행사가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개별민평 대비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한전채의 경우 2년과 3년물 금리를 입찰 전일 기준 개별 민평 대비 각각 0.9bp, 1.1bp 높게 찍기로 했다. 5년물의 경우 0.5bp 낮은 수준이다.

한전채는 입찰 전일 기준 2년물 민평금리가 국고채 대비 15.9bp까지 좁혀진 상황이다. 낮은 스프레드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이 현 수준의 금리에 부담을 드러낸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3년물 기준 'AAA' 공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는 18.3bp 수준이었다. 해당 지표는 지난 7월 16bp대까지 좁혀진 후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년물 기준 'AAA' 공사채-국고채 금리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업계 관계자는 "공사채와 국고채 간 스프레드가 좁혀지면서 차라리 국고·통안채를 사자는 쪽으로 투자 심리가 옮겨가고 있다"며 "다만 유동성에 힘입어 공사채 내에서도 절대금리 매력이 부각되는 종목은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BIS 비율 위험가중치가 제로인 종목의 매수세도 꾸준하다. 금리 부담이 있긴 하지만 비율 관리 측면의 이점이 드러나면서 은행권의 매수가 지속되고 있다.

대미 투자 등으로 인한 향후 수급 우려도 크레디트 시장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는 요소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정부의 대미 투자 등이 결국 특은채 발행으로 이어질 테니 크레디트물을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9월 분기 말부터 10월 초 추석까지 이어지면서 단기 자금시장이 꼬인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회사채도 양극화, 홀로 나는 여전채

스프레드 부담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은 회사채 시장도 마찬가지다.

절대금리 매력을 누릴 수 있는 A급은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발행물이 줄어드는 만큼 기관들은 막바지 매수 행렬에 한창이다.

AA급 이상부턴 분위기가 다르다. 여전히 대부분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을 이어가곤 있지만 스프레드 부담이 드러나면서 전보다 투자 심리가 주춤해졌다는 평가다.

스프레드 부담이 가장 크게 드러날 'AAA' 발행물로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AAA'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이 수요예측을 준비 중인 가운데 최근 KT는 해킹 사태로 조달 연기를 택했다.

여전채의 경우 레포펀드 매수에 힘입어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레포펀드 설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전채 발행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스프레드 부담마저 거뜬한 모습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시기를 예측하는 게 어려워지긴 했지만, 연내 한번은 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최근같이 금리가 다소 튄 상황에는 '밀리면 사자'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매칭 자금이 남아 레포펀드가 계속 나오는 만큼 여전채는 한동안 밀리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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