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급증에 순수출 성장률 기여도 '-4.83%포인트'…역대 최저

데이터 출처: 미 상무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헤드라인'은 마이너스를 나타냈으나 세부 내용 측면에서는 내수가 아직 견조함을 시사했다.

소비 증가세의 둔화를 기업투자의 급증이 완충했는데, 트럼프 관세로 인한 '프론트로딩' 효과가 작용했을 수 있어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3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GDP 속보치(1차 발표치)는 전기대비 연율 환산 기준으로 0.3% 감소했다.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2022년 1분기(-1.0%)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미국 내수의 기저 모멘텀을 더 잘 보여주는 잣대인 국내 민간 구매자에 대한 최종판매(final sales to private domestic purchasers)는 3.0%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작년 4분기(2.9%)보다 오히려 모멘텀이 강해진 것이다.

국내 민간 구매자에 대한 최종판매는 전체 GDP에서 정부지출과 순수출, 재고변동을 제외한 지표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이 지표가 기저의 경제 모멘텀을 파악하는 데는 GDP보다 낫다고 여긴다.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PCE)은 1분기에 1.8% 증가했다. 작년 4분기 4.0%에 비해 크게 둔화한 것으로, 2023년 2분기(1.0%) 이후 최저치다.

다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가자들의 잠재성장률 추정치가 1.8%(중간값 기준)라는 점을 고려하면, 1분기 소비 증가세가 저조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데이터 출처: 미 상무부.

기업(비주거부문)투자 증가율은 9.8%로, -3.0%를 나타냈던 직전 분기 대비 급반등했다. 2023년 2분기(9.9%) 이후 최고치다.

장비투자가 가파르게 호전(-8.7% → 22.5%)된 점을 고려할 때 보잉 파업 종료 효과가 일정 정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수입이 41.3%라는 역대급의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순수출(net exports)은 전체 성장률을 4.83%포인트나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데이터 출처: 미 상무부.

해리슨파이낸셜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수입 급증을 고려하면 헤드라인 GDP가 더 나쁘지 않은 게 놀랍지 않다"면서도 "이면의 실질 최종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를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1분기 GDP와 관련해 국내 민간 구매자에 대한 최종판매가 "근원 GDP"라면서 비중을 두면서도 "수입과 재고가 엄청나게 증가하는 등 기저의 수치들이 매우 극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비투자의 급증은 "관세로 인해 앞당겨졌다"면서 "따라서 진짜 기저의 경제는 3.0%라는 수치가 시사하는 것보다 약하다"고 말했다.

sjkim@yna.co.kr

(끝)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4시 2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