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솔루션즈·롯데글로벌로지스, 고평가 부담에 '백기'

바이오비쥬·로봇株 등은 공모가 최상단 확정하며 관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옥석 가리기' 장세로 접어들면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조(兆) 단위 몸값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 기업들이 시장의 냉정한 평가 속에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는 반면, 확실한 성장 동력을 갖춘 K-뷰 및 첨단 기술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이들 흥행 기업 다수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 시장의 뜨거운 기대감을 보였다.

◇ '몸값'·FI 지분 등 부담 속 일부 대형 IPO 일정 조정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DN솔루션즈는 지난달 30일 코스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조1천39억~5조6천634억 원 수준이었으나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DN솔루션즈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고평가 논란과 재무적 투자자(FI)의 대규모 구주매출 부담이었다. DN솔루션즈는 1년 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당시 기업가치 2조5천833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으나 이번 IPO에서는 몸값이 최대 두 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돼 시장의 부담감을 키웠다. 전체 공모 물량 1천753만7천 주 중 FI 보유 물량 996만406주(56.8%)가 구주매출로 나오면서 신규 자금 유입 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최근 코스피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회사 측은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회사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1조 원대 몸값으로 평가받았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희망 공모가 밴드 기준 예상 시총을 4천789억~5천622억 원으로 대폭 낮췄음에도 기관 수요예측에서 냉담한 반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 K-컬처 등 알짜 소형주는 훨훨…옥석가리기 지속될 듯

반면 뚜렷한 성장 스토리를 가진 K-뷰티 및 첨단 기술 기업들은 IPO 시장에서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이들 기업 다수는 기관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에서 확정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미용의료 기업 바이오비쥬는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1천94.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9천100원으로 확정했다.

'승무원 미스트'로 유명한 비건 뷰티 브랜드 달바글로벌도 이날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희망 공모가(5만4천500~6만6천300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6천578억~8천2억 원이다.

첨단 기술 분야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지능형 로봇 전문기업 나우로보틱스는 희망 공모가 밴드(5천900~6천800원) 최상단인 6천8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기술 기반 바이오 기업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역시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상단인 2만1천 원으로 결정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천66.9대 1에 달했다.

친환경 에너지 설루션 기업 원일티엔아이도 희망 공모가 밴드(1만1천500~1만3천500원) 최상단인 1만3천5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으며, 일반 청약에서도 1천312.2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IPO 시장에서 '대어'라는 이름값만으로 흥행을 담보하기 어려운 '옥석 가리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올해 2월 코스피에 입성한 '대어' LG씨엔에스 역시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6만1천900원)를 밑돌며 5만원대 초반에서 머물고 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변수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공모가 대비 시초가 및 종가 수익률이 1분기 대비 소폭 낮은 수준이며 상장 시가 총액 대비 4월 말 종가 시가총액 수익률도 1분기 대비 크게 하락했다"며 IPO 공모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5월에는 중소형 종목이 상장 예정이며 당분간 대어급은 시장 상황을 관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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