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BNP파리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장기 차입 비용을 조율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얼마나 적극적인지 시장은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팀 하이 금리 전략가는 29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에 대응하는 존재인 채권 경계자(bond vigilant)"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는 미국 행정부가 장기 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의 상승이 재정 안정성에 미치는 위험을 매우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이 전략가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10년물 국채 금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실물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기업 대출 금리는 10년물 금리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장기 금리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 자본 규제를 완화해 은행들이 더 많은 국채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거나, 정부의 채권 발행 방식을 조정해 장기채 대신 단기 국채 발행을 늘리는 등의 조치다. 이는 장기 금리에 가해지는 상방 압력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하이 전략가는 "이런 움직임은 단지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에 그치지 않는다"며 "정부는 장기 금리가 높게 유지될 경우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고 추론했다.
연준이 향후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장기 금리가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소비자와 기업의 대출 비용은 줄지 않아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하이 전략가는 장기 금리가 현재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고 연준이 장기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지만, 10년물 금리는 3분기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연말에 다소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4.42% 수준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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