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합병한 석유 트레이딩 기업, 실적 끌어올릴 기회 될까

유가 고공행진 시 전기차 확산에 긍정적 영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국제유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4월 초 무역전쟁에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최근 터진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급등했다.

SK온도 유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터리 지원'을 위해 지난해 흡수합병한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유가는 전기차 확산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SK온
[출처: SK온]

17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25)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 13일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4.94달러(7.26%) 상승한 배럴당 72.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영향이었다.

16일에는 긴장 완화 기대에 1.66% 하락 마감했지만, 이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4월 초 글로벌 무역전쟁 확전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4거래일 만에 16.91% 폭락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국제유가는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지만, 여기에 특히 큰 관심을 쏟는 기업이 있다. 배터리 제조사 SK온이다.

SK온은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에너지 트레이딩 기업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흡수합병했다. 적자가 이어지는 SK온에 연간 영업이익이 5천억원이 넘는 알짜회사를 붙여 재무 여력을 확충하기 위함이었다. 합병 이후에는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 중이다.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싱가포르와 휴스턴, 런던, 두바이, 베이징에 거점을 두고 실물과 파생상품 등을 거래한다.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SK지오센트릭 등 그룹 에너지 계열사의 원유 수입과 제품 수출 등을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에 속한 트레이더들을 두고 "비교적 소수지만 큰돈을 벌어오는 핵심 인력들"이라고 말했다.

합병 전인 2023년 말 기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별도 기준 임직원은 121명이었다.

올해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최근처럼 원자재 가격의 등락 폭이 클 때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변동성을 기회 삼아 큰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유가가 최고 130달러까지 급등했던 2022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3% 증가했다.

국제유가는 전기차 보급률과도 관계가 깊다. 유가가 고공 행진하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량의 가격 동등성(price parity) 달성이 빨라질 수 있다.

그간 전기차 확산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비싼 가격이 꼽혀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평균 배터리 가격이 킬로와트시(kWh)당 8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수준에서 배터리 전기차는 미국에서 보조금 없이 가솔린 자동차와 소유 비용 동등성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해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에서는 유가가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호재로 본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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