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롯데건설이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을 기록하면서 건설 업계와 채권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롯데건설은 신용등급 하락 이후 첫 회사채 모집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실적을 살펴보니 지방 아파트 미분양의 여파가 재무 구조에도 전이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전일 회사채 1천억원(1년물과 1년 6개월물)을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응찰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예정 물량이 전량 미매각 됐다.
1년물은 5.4~5.7%, 1.5년물은 5.6~5.9%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했지만, 수요가 전혀 없었다.
롯데건설이 최근 신용평가사로부터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여파다.
실적 보고서를 보면 롯데건설이 신용등급 하락과 채권 미매각 등 일련의 상황을 겪고 있는 이유는 지방 아파트 미분양에 따른 실적 악화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2024년 분양을 개시한 광주중앙공원, 의정부나리벡, 김포풍무 등 현장은 분양률이 20~40%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도급 사업의 경우 분양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광역시로 65.8%였고, 서울 72.1%, 기타 지방 81.9% 순이었다.
또 2025년 공급 예정 분양사업장도 수도권 외 지방 비중이 61.8%로 높은 수준이라 미분양 문제가 계속될 우려가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은 2024년 분양을 개시한 광주, 의정부 등 일부 주택 현장에서 부진한 분양실적을 보인다"며 "주택 부문에 대한 사업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국내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공사비 회수 지연, 재고자산 부담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분양은 재무 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롯데건설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외상매출금, 공사미수금, 분양미수금을 포괄하는 매출채권은 올해 1분기 2조1천81억원으로, 작년 말 2조176억원, 2023년 말 1조4천888억원에서 증가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못 받은 돈이 늘어나면서 현금 흐름은 악화했다.
롯데건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2천362억원이었다가 2023년 1천78억원, 작년에는 마이너스(-) 1천407억원을 나타냈고, 올해 1분기는 -3천130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2025년 3월 말 기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 채무 금액도 3조6천345억원으로 2022년 말의 6조8천억원에서 많이 줄었지만 자기자본 2조8천억원 대비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롯데건설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있어 차환을 위해서라도 채권 발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합인포맥스 채권발행정보(화면번호 4220)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2022년 8월에 발행한 100억원의 3년물 채권은 오는 8월에 만기가 돌아온다.
내년 1월에는 1년6개월물 1천200억원의 만기가 있다. 이후 내년 7월과 9월, 10월에도 300억원, 700억원, 1천180억원의 만기가 줄지어 돌아온다.
롯데건설은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롯데건설은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본사 사옥과 부지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방법은 단순 매각이나 자체 개발, 세일즈앤드리스백(Sales & Lease Back·매각 후 재임차)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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