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채권형 랩어카운트 및 특정금전신탁(랩·신탁) 재제로 자취를 감췄던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장기 기업어음(CP)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년여만에 조달이 재개된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랩·신탁 위축이 여전한 만큼 일부 기관의 특수 수요에 대응해 발행을 마쳤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7일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종목검색'(화면번호 4710)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신한카드는 1천5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3년3개월물과 5년물로 각각 600억원, 900억원 규모다. 할인율은 3년3개월물 2.697%, 5년물 2.756%다.
여전사의 장기 CP 발행은 2023년 금융당국의 랩·신탁 검사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여전사 장기 CP의 주요 투자처였던 랩·신탁이 얼어붙으면서 발행도 급감했다.
실제로 여전사의 장기 CP 조달은 2023년 11월 현대커머셜 이후로 없었다.
일반 기업이 장기 CP 발행을 지속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대신 여전사는 채권 발행과 더불어 해외 신디케이트론 등으로 발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지난달부터다.
지난달 25일 우리카드는 2천억원 규모의 2년물 장기 CP를 발행했다. 이어 신한카드가 바통을 받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랩·신탁 위축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장기 CP의 투자처로 관심이 쏠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랩·신탁의 경우 자금 유입이 여전히 많지 않은 상태다 보니 일부 투자자들의 요구에 맞춰 매칭 성격으로 발행에 나섰을 수 있다"며 "랩·신탁 내부의 만기 미스매칭이 문제였던 것이지 장기 CP 자체가 문제가 있던 건 아니라 투자 기관 수요에 맞춰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사의 장기 CP가 다시 자리를 잡을지는 미지수다.
랩·신탁 사태의 후폭풍이 남아있는 만큼 아직은 장기 CP의 재등장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랩·신탁이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다 보니 여전사의 장기 CP 시장이 되살아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며 "재등장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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