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은 추석 연휴로 인한 긴 휴장 이후 글로벌 금리 흐름을 반영하면서 분위기를 탐색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휴장 간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가 지속된 가운데 일본과 프랑스에서 재정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글로벌 장기 금리를 대체로 밀어 올렸다.
우선 프랑스에서는 긴축 재정을 추진하던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취임 27일 만에 사임하면서, 재정 적자 우려가 가중됐다.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를 따랐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면서, 적극적인 재정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확대됐다.
다카이치 총재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그 결정이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과 일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셧다운으로 미 국채 시장을 움직일 만한 주요 경제지표 등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주 초 프랑스와 일본에서 동시에 이같은 재정 이슈가 불거지면서 고스란히 이끌리는 움직임이 나타난 셈이다.
다만 주 후반에 들어서면서 재료 소화 등으로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주 초반의 약세를 일부 되돌렸다.
여기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소수의 참가자가 "연방기금금리를 계속 동결하는데 이점이 있다거나 그러한 결정을 지지할 수도 있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소 매파적인 뉘앙스가 전해지기도 했다.
휴장 기간 동안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5.6bp 오른 3.5970%, 10년물 금리는 5.5bp 오른 4.1400%를 나타냈다.
이가운데 휴장 중 국내 장에 우호적인 대내 재료도 전해졌다.
FTSE러셀이 지난 8일 공개한 반기 리뷰에서 우리나라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일정을 재확인하고,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편입이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이번 리뷰는 내년 4월 실제 편입 전 마지막 공식 발표다보니, 시장에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이제는 외국인의 우리나라 국채 수요가 더욱 본격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올 수 있다.
이미 외국인은 지난달 말에 3조원에 육박하는 국채 현물을 사들이면서, WGBI 리뷰를 앞두고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추측도 나왔다.
이같은 양방향의 대내외 재료가 모두 나온 상황에서 기나긴 휴장이 끝나면서, 당장 어느 방향으로 섣불리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리 결정 및 소수의견, 포워드가이던스 등을 염두에 둔 베팅이 서서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서울 집값 지표는 전일 휴장이었던 탓에 이번주에는 발표되지 않았다.
10월 금통위 일주일 전인 다음주에 마지막 지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시장에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동시에 통화정책의 주요 요인이 되는 한미 관세협상의 경우 여전히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주말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협상을 이어갔고, 이후 귀국하면서 "한국 외환시장의 민감성 같은 부분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한미 관세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에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이날 마감되는 국고채 30년물 비경쟁인수 옵션 행사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달 말 입찰 이후 시장이 약세 분위기를 이어오면서 '내가격(인더머니, ITM)' 구간에 온전히 진입하지는 못한 바 있는데, 이날 장기 구간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지에 따라 옵션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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