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오마하의 현인'으로 유명한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창업자가 60년 만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한 시대의 종말이란 평가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버크셔를 면밀히 관찰해 온 일부 인사들은 버핏의 사임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메릴랜드대 재무학 교수이자 과거 학생들과 버핏과의 점심 자리를 마련했던 데이비드 캐서 교수는 "그가 지팡이를 짚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럴 가능성이 더욱 커졌었다"고 돌아봤다.
버핏이 작년 주주 서한에서 그레그 아벨이 조만간 연례 서한을 대신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의혹을 증폭시켰다. 그는 해당 서한에서 자신이 지팡이를 사용한다는 점도 언급한 바 있다.
글렌뷰 트러스트의 빌 스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발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아벨은 이미 일상적인 운영을 실질적으로 맡고 있었고, 이제 자본 배분 결정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의 버크셔는 개인 투자자를 매료시키는 동시에 가치투자에 중점을 두며 기관 자금도 다수 끌어모았다. 타인의 자본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버크셔의 후계 구도는 찰리 멍거 부회장이 지난 2023년 사망한 이후 더욱 큰 의미를 가지는 중대한 이슈였다. 멍거는 버핏의 오랜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였다.
스미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빌 스미스 CIO는 "버크셔는 더 이상 뛰어난 현금 흐름을 지닌 주식 선택자가 아니다"며 "지금은 재투자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한 잘 알려진 기업들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찰리의 부재와 워런의 고령은 하나의 시대를 끝내버렸다"고 평가했다.
지난 몇 년간 버핏의 거취는 회사의 핵심 논쟁거리였지만, 그에 대한 주주들의 애정은 여전하다.
이번 주총 참석자들은 버핏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그의 투자 통찰력과 인생 조언에 대한 애정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드러냈다. 버핏이 은퇴 계획을 발표하자 새벽부터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던 수천 명의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ywkwon@yna.co.kr
(끝)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