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 정부 등장에 코스피는 환호했다.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소개할 때마다 반복됐던 코스피는 '꼴찌'라는 인식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 4월 4일 사법부의 판단으로 조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시점부터, 대통령의 취임 2일 차였던 지난 5일까지 코스피는 13.08% 올랐다. 주요국 증시 중 선두권이다.

나스닥종합지수(18.00%)의 다음이지만, S&P500(11.19%), 닛케이225(8.65%), 유로스톡스50(6.20%), 인도 센섹스(7.72%), 홍콩 항셍(4.13%)을 제쳤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언급해 온 '오천피'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밸류업에서 부스트업으로, 자본시장 선진화에서 개혁으로 넘어가는 첫 단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장(국내 증시) 탈출은 지능 순'이라며 해외로 눈을 돌린 개미투자자들을 국내로 돌아오도록 하겠다"며 "취임 후 2~3주 이내에 상법을 개정하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이정문 의원은 대통령 취임 이틀 차인 지난 5일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고,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지난 4월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 본회의 재표결 끝에 폐기된 법안과 같다. 현재 회사에 한정되어있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현재 지배주주 중심으로 이사회의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지적에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는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전 금감원장은 '직을 걸겠다'는 발언까지 했으나, 결국 개정안의 입법은 좌초됐다. "상법 개정안 없인 여당의 승리도 없다"던 그의 예언대로, 대선에서 승기를 잡은 민주당은 더 센 카드를 들고 왔다.

재계가 물러설 수 있는 공간도 없다. 시행 시점은 앞당겨졌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공포 1년 이후 시행이 아니라, 즉시 시행된다.

강도도 세졌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상장사에서 감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감사위원회를 구성할 때 소액주주의 권한이 강화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행 상법은 감사위원 중 1명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출하고, 분리 선출 감사위원에 대해서는 최대 주주 등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다.

개정안은 분리 선출 감사위원의 수를 2명 이상으로 늘리고, 이들 전원에게 '3%룰'을 적용하도록 했다. 일반주주의 선택을 받은 감사위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상법 개정안을 포함한 주요 입법안의 표결이 이번 주 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상법 개정안의 시행을 투자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대선 직후인 지난 4일, 한화(20.98%), CJ(12.19%), 두산(11.00%), SK(10.59%) 등 이미 주요 지주사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자본시장 활성화 기대감에 이미 연초 이후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보인 증권주도 급등했다. 이번엔 대선 직후 KRX 증권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4% 뛰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행되었어야 할 법안"이라며 "법안의 강도와 여당의 진행 속도를 봤을 때, 개정안의 영향력이 줄어들 일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안을 반영해 상장사의 밸류에이션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밸류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거버넌스 프리미엄이 일부 반영돼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정성적 평가 항목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부 박경은 기자)

코스피 11개월 만에 2,810대 회복 마감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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