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에너지 심장부 타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면서 다음 주 국제 유가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며 금 가격도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는 주말 이후 금융 시장의 거래가 재개되면 석유 선물 가격이 추가적으로 급등할 것으로 분석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이란 남부 걸프 해역에 있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을 공습했다.

이란과 카타르가 공동으로 소유한 사우스파르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가스전으로, 이번 공격으로 이란 내수 시장은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남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란은 대부분의 천연가스를 자국 내에서 소비하고, 일부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라크와 터키로 수출한다.

이번 공습의 피해 범위는 이란의 국내 에너지 시스템에 국한될 수도 있지만,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BCA 리서치의 최고 지정학적 전문가 매트 게르트켄은 "이스라엘과 이란은 더 이상 '섀도복싱'(상대 없이 허공에 대고 복싱 연습을 하는 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어느 한쪽의 공격으로 인해 시장으로의 석유 공급이 끊어질 수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급격히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분석가 리차드 브론즈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더 많이 목표로 삼을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이스라엘의 공습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지역 내 유사한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에 약 2천만 배럴의 원유 및 석유가 통과한다. 이는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20%에 육박하는 규모다.

시장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곳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에너지 담당 분석가 비벡 다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이 미국과의 군사 충돌 상황에 부닥쳤을 때 선택할 최후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ING 역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ING는 또 중동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흐를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 올해 연말에는 15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ING는 "연말까지 이란발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된다면 유가는 2008년 150달러에 육박했던 역대 최고치를 돌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은 전장 대비 7.26% 급등한 72.98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 폭이다.

WTI 선물 근월물 가격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중동 정세에 대한 공포로 안전자산 수요가 늘며 국제 금값도 치솟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1.48% 오른 온스당 3천452.80달러에 장을 끝냈다.

금 가격은 지난 4월 22일 기록한 온스당 3천509.90달러 이후 2개월여 만에 다시 온스당 3천5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WTI 선물 근월물 가격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시장 일각에선 금 가격이 폭등해 온스당 4천달러에도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증가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비트코인보다 안정적인 헤지 수단이라는 인식 등이 금값을 더 밀어 올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당초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반에 금값이 온스당 4천 달러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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