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상장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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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중복상장 디스카운트(할인) 현상이 눈에 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약·바이오 사업회사의 모회사 주가가 주당순자산 대비 낮게 거래된다는 지적인데, 중복상장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중복상장을 해소하면 모회사 주가 디스카운트 일부가 해소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삼성바이오 6.4배, 유한양행 3.96배, 한미약품 2.57배, 셀트리온 2.1배, 대웅제약 1.62배, 종근당 1.15배, 녹십자 1.11배 등이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모회사 PBR은 더 낮은 편이다. 대웅 0.76배, 녹십자홀딩스 0.61배, 종근당홀딩스 0.35배 등이다.

모회사 PBR이 1보다 낮다는 것은 주가가 주당순자산보다 낮게 거래된다는 의미다. 이는 자회사 중복상장 등으로 모회사 주가 할인이 이뤄진 결과로 풀이됐다.

실제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 등 자회사와 중복으로 상장한 상태다. 종근당홀딩스도 종근당 등 자회사와 함께 상장했다. 대웅도 대웅제약 등 자회사와 모두 상장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 이 같은 중복상장 등으로 모회사 PBR이 낮은 현상이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중복상장을 해소하면 주가 할인현상이 일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회사 주가가 주당순자산보다 낮게 거래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며 "그 원인 중 중복상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중복으로 상장하면 시장에서는 자회사 가치를 중복 계산하지 않기 위해 모회사 가치를 평가할 때 자회사 가치를 할인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미약품 모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PBR이 1배를 웃돌아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 기준 한미사이언스 PBR은 2.51배이다.

이는 한미사이언스가 다른 모회사와 달리 사업형 지주사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미사이언스는 지주사로서 자회사 지분이익과 특허권·상표권 사용료 수입을 얻으면서 헬스케어사업부문도 영위한다.

한미사이언스는 자사주 비중도 낮은 편이다. 자사주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 주가도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이날 송고한 기사 '[제약바이오 밸류업③] 자사주 30% 대웅…주주가치 '위협' 우려' 참고)

김우진 서울대 교수 등이 자사주 보유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보면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의 가치는 시장에서 낮게 평가됐다.

셀트리온 모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비상장 회사라서 해당 사항이 없다. 유한양행 모회사(유한재단)도 상장사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모회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으로 제약바이오 회사가 아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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