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마스가 모자를 공개하며 극적으로 타결된 미국과의 관세 협상 후일담을 전했다.

김 실장은 3일 오전 KBS 특집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우리측 협상단이 제시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산업부가 부처 전체 역량을 총 동원해서 산업부 국장, 과장, 서기관들이 혼연일체가 돼서 방안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이날 김 실장은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에피소드로 모자를 언급했다.

빨간색 모자에는 미국의 성조기와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패치로 붙어있고 그 아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인 'MAGA'에 조선업이라는 단어를 넣어 만든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마스가의 원문이 적혀있다.

김 실장은 "(이 모자를) 10개 가져갔다"며 "상대방 입장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프로그램 자체가 매우 탄탄하지만 이런(모자같은) 상징물을 만들 정도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방미 출국 전 한미 협상 관련 조선 부문 전략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스가' 프로젝트를 직관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그림이 한 장 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던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는 미국에 도착한 협상팀에 의해 가로세로 1m 크기의 스티로폼 패널로 만들어졌다.

협상팀이 이동 중 패널 내용이 미리 유출되지 않을까 호텔에서 식탁보를 빌려 패널을 감싼 채 포장해 워싱턴DC 미 상무부 청사로 들어가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산업부 내에서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서 러트닉에게 전달을 했는데 첫 번째 미팅에서 담당 주무장관이 이 프로그램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기반으로 판넬까지 가지고 와서 설명을 하니까 처음으로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고 하더라"며 "정말 대단한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있구나, 정말 흥미롭다, 이거는 됐고 이 아이디어 발전시키자고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그렇게 다방면에 걸쳐서 조선 쪽에 많은 연구와 제안이 돼 있다는 것을 미국은 상상 못 했을 것"이라며 "사실 조선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을 거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가 흔들렸다고 했고, 김 장관은 피가 말린다고 언급한 이야기가 회자한 것을 두고 김 실장은 "격론과 고성이 오갔던 기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러트닉 상무장관의 롱아일랜드 사저까지 갔고, 대통령 일정을 따라 스코틀랜드를 간다고 해서 우리 산업부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이 가는 거에 대해서 우리 내부적으로도 굉장히 격론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너무 매달리는 인상을 주면 오히려 협상에 불리할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며 "협상 초기부터 끝날 때까지 안에 우리 내부적으로 참 많은 격론이 있었고, 고성도 있었고 찬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스코틀랜드에서 두 번 한 미팅이 제일 길었고 실질적이었다"며 "스코틀랜드 회의를 하고 나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는 '랜딩존'이 보인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김 실장은 재계 총수 등 민간의 노력도 협상에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앞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협상 기간 미국을 찾았다.

김 실장은 "대통령께서 그전에 한 2주 기간 동안에 다섯 개 그룹 회장들을 만찬을 했다"며 "그때 미국 쪽에서 본인들이 파악하고 있는 정보를 직접 많이 전달 받았다. 매우 유용한 정보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협상 내용을 민간과 공유할 순 없지만, 조선이 중요한 프로그램이라는 것 정도는 알려줬고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제시한 점을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내용들을 많이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마스가(MASGA) 모자입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대통령실이 3일 공개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모자. '마스가'는 이번 한미관세협상 때 조선 분야 협력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만든 슬로건으로 한국협상단은 이 모자와 대형 패널 등을 준비했다. 2025.8.3 xyz@yna.co.kr

'마스가'(MASGA) 프로젝트 패널 옮기는 한국 협상단
(서울=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무부 청사 앞에서 한국 협상단이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결정적 돌파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설명 패널을 호텔 식탁보로 감싼 채 옮기고 있다.2025.8.1[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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