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DB손해보험이 퇴직연금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탁업을 재차 추진한다.
26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DB손보는 최근 퇴직연금 신탁업 추진을 결정하고 금융당국에 인가 신청을 제출했다.
앞서 DB손해보험은 지난 2022년 8월 퇴직연금 신탁업을 추진한 바 있으나, 절차가 지연되면서 인가를 받지 못했고 올해 들어 다시 사업을 위해 인가를 신청했다.
퇴직연금 신탁업 인가를 받게 될 경우 노후 자금 운용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퇴직연금 계약은 이율보증형보험이나 주식혼합형 등 보험사 자체 상품으로 운용하게 된다.
보험사의 퇴직연금 상품 풀도 채권혼합형 등 대부분 펀드 위주로 구성되면서 상품 포트폴리오가 적고,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아 수익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리테일 투자자들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상장지수펀드(ETF) 등 라인업을 넓히는 은행과 증권업과 다르게 보험사의 퇴직연금 성장이 더딘 배경이기도 했다.
신탁업 인가를 받을 경우 보험사 자체 상품뿐 아니라 신탁 계약을 통해 보험사가 운용 자율권을 얻게 되면서 타 업권의 상품까지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보험계약을 맺어 자체 상품으로 운용할 경우 이는 퇴직연금 계약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자금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부채로 잡히고, 요구자본이 늘어가게 된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늘어갈수록 보험사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에도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된다.
반면 신탁으로 퇴직연금 자금을 운용할 경우 신탁 회계로 처리돼 구조상 요구자본에 해당하지 않아 킥스 비율 관리에도 부담을 덜게 된다. 퇴직연금 적립금을 늘리지 못하는 제약 요인을 없앨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올해 2분기 기준 DB손해보험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조9천187억원이다. 그중 대부분인 1조7천918억원은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으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2분기 기준 수익률은 3.56% 수준이다.
DB손해보험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작년 말 1조6천847억원, 올해 1분기 1조7천22억원 등 적은 폭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퇴직연금 운용을 대부분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하는 만큼 수익률이나 자본 비율 관리 측면에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탁을 통해 이런 단점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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