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이수용 기자 = '주인 있는' 채권이라 여겨지는 중단기물과 초장기물이 가파르게 약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통상 중단기물과 초장기물은 약세장에 선방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번엔 대내 요인이 영향을 주면서 기존과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30년물 민평금리는 전일 각각 5.8bp와 6.0bp 급등했다.

중단기물의 약세를 이끈 요인은 집값 지표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서울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2주간 1%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중단기물의 약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외국인도 3년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하면서 약세 압력을 가했다.

전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약 1만2천700계약 순매도했다. 지난달 26일 이후 최대 규모다.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매파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경계감이 영향을 줬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국내외 금융 불안 우려에 금통위가 8월 회의보다 매파적 기조를 보일 것이라며 금리인하 시기가 내년 1분기로 쉽게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난 회의 때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제기했던 신성환 위원이 종전 의견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고, 포워드가이던스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의 수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장기물은 보험사 규제 이슈에 흔들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전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험사 최종관찰만기 확대를 10년에 걸쳐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영향이다.

이러한 기조가 재확인되자 보험사의 초장기물 매수가 급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화하면서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금융위는 관찰 만기 적용을 유예하는 동시에 듀레이션 갭 규제를 통해 보험사의 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보험사의 경영 실태 평가에 듀레이션을 반영하면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시장에선 관측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글로벌 금리와 국내 금리가 디커플링돼서 움직인 것이 눈길을 끈다"며 "인하 소수의견이 유지될지에 가장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3년 국채선물과 외국인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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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국고채 금리 장중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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